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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치의의 권한과 위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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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통령의 건강은 국가안위와도 직결된다. 그런만큼 대통령의 건강 관리책임자인 주치의의 역할과 중요성은다른 어떤 참모에게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대통령에 따라 다르긴하지만 주치의에 대한 대접도 상당하다. 대통령 주치의는 차관급 예우를 받으며 대통령의 국내출장은 물론 외국방문때 공식수행원으로 참가한다. 다만 주치의는 법제상의 기구가 아니므로 대통령비서실장 명의로 위촉하게 되며 한 개인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 내과전문의가 선정되는게 관례가 되다시피 되어있다.
24시간 대통렁의 건강을 챙겨야하기 때문에 사생활의제약과 긴장이 따르게 마련이지만 국가원수의 주치의로 위촉받은 의사는 그 자체로 최고권위를 공인받는 셈이며 개인으로도 대단한 영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등 최근의 대통령들이 비교적 건강해 「소동」 을 벌인 사례는 별로 없다. 그럼에도 주치의는 별도의 자문의를 두어 사례별로 조언을 구하는등 대통령과 가족들이 최상의 건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2중3중의 배려를 일상화한다.
주치의의 권한은 「막강」하다. 그의 판단에 따라 대통령의 일정을 맘대로 조정·변경하기도 하고 감기등 전염성질환을 앓는 인사나 비서진의 접근을 막는 권한도 있다.
통상 대통렁은 주치의의 결정이 나면 인근 군병원시설을 이용, 담당전문의의 진료를 받게 되는데 대통령이 청와대를 벗어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주치의는 자신이 옆에 없더라도 대통령을 24시간 그팀자처럼 따라다니며 건강을 돌보는 경호실소속의 의무실장을 거느린다.
주치의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항상 대통령 행차에 따라붙는 앰뷸런스를 이용한다. 이 차에는 응급조치를 위한 만반의 시설이 돼있으며 외과수술까지 가능한 의료시스팀이 갖춰져있다.
그러나 역시 이동병원의 한계가 있으므로 주치의는 행사지역과 이동구간마다 최기병원을 지정, 「대수술」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
전두환대통령의 민병석주치의는 버마방문을 수행했다가 아웅산 폭발사건으로 비운을 당한 케이스.
대통렁의 건강상태는 주식값등 경제에서부터 국가안보에 이르기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되므로 극비정보로 분류되고 있는데 60년대 미국을 방문한 흐루시츠프서기장의 대·소변을 미CIA가 비밀리에 체크하려는 사실을 알고 KGB가 별도 처리했다는 일화는 대통령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말해주는 대목으로 유명하다. <주현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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