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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책갈피] 상대방 설득 노하우? 정답은 논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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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생활 속에 들어온 논리학이다. 광고문구에서, 문학작품에서, 그리고 일상대화에서 논리학 이론을 찾는다. 재야철학자인 저자는 “논리학이란 강력하면서도 지속적인 효과를 내는 설득의 도구”라고 말한다. 말을 꾸미는 수사학이나, 마음을 잡아보겠다는 심리학으로는 상대를 안정적으로 설득하기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논리의 힘을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보여준다. 카이사르를 죽인 브루투스가 성난 군중 앞에 섰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오. 내가 카이사르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 그의 사랑에 대하여는 눈물이 있고, 그의 용기에 대하여는 존경이 있고, 그의 야심에 대하여는 죽음이 있소. 여러분 중에 노예가 되길 원하는 비굴한 사람이 있소?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 대구법·도치법·문답법·반복법·열거법 등 수사법을 총동원해 로마 시민들을 설득시켰지만, 이어진 안토니우스의 연설에 곧바로 무너진다. “…카이사르는 많은 포로들을 로마로 데려왔습니다. 그 배상금은 모두 국고에 넣었습니다. 이것이 카이사르가 야심가다운 것입니까? …” 안토니우스는 논리학적인 기술 ‘예증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책은 예증법 외에도 삼단논법과 연역법·귀납법·가추법 등 10개의 논리 도구를 소개한다. 논리의 오류에 대한 지적도 재미있다.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반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럴 듯해 보이지 만 이는 ‘우물에 독 뿌리는 오류’다. 반대되는 주장을 나쁜 것으로 전제해 논증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오류의 종류는 다양한데, 저자는 “오류론을 철저하게 공부하라”고 권한다. 공격할 때는 논쟁술로 활용하고, 방어할 때는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라니, 이래저래 논리학은 쓰임새 많은 학문이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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