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논리의 힘을 셰익스피어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보여준다. 카이사르를 죽인 브루투스가 성난 군중 앞에 섰다. “…이것이 나의 대답이오. 내가 카이사르를 덜 사랑했기 때문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 그의 사랑에 대하여는 눈물이 있고, 그의 용기에 대하여는 존경이 있고, 그의 야심에 대하여는 죽음이 있소. 여러분 중에 노예가 되길 원하는 비굴한 사람이 있소? 나는 그에게 잘못을 저질렀소. …” 대구법·도치법·문답법·반복법·열거법 등 수사법을 총동원해 로마 시민들을 설득시켰지만, 이어진 안토니우스의 연설에 곧바로 무너진다. “…카이사르는 많은 포로들을 로마로 데려왔습니다. 그 배상금은 모두 국고에 넣었습니다. 이것이 카이사르가 야심가다운 것입니까? …” 안토니우스는 논리학적인 기술 ‘예증법’을 사용했던 것이다.
책은 예증법 외에도 삼단논법과 연역법·귀납법·가추법 등 10개의 논리 도구를 소개한다. 논리의 오류에 대한 지적도 재미있다. “통일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이것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든 반대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럴 듯해 보이지 만 이는 ‘우물에 독 뿌리는 오류’다. 반대되는 주장을 나쁜 것으로 전제해 논증의 여지를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오류의 종류는 다양한데, 저자는 “오류론을 철저하게 공부하라”고 권한다. 공격할 때는 논쟁술로 활용하고, 방어할 때는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서라니, 이래저래 논리학은 쓰임새 많은 학문이다.
이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