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중국관계 급속악화/중국,대북 비밀접촉 중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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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치·군사협력 확대 않기로/이붕,대한반도 기본입장 밝혀
【홍콩=연합】 북한­중국관계가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립이후 정치적 마찰과 양국 무역에 있어 중국측의 경화결제 요구 및 북한 노동당비서 김정일의 방중계획 취소 등으로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중국문제 전문 시사월간지 경보는 중국이 현수준에서 더이상 북한과 정치·군사관계를 확대하지 않는 한편 남북대화와 한반도의 평화통일을 위한 협상을 지지한다는 대남북한정책을 마련했다고 4일 보도했다.<관계기사 9면>
이 잡지는 이날 배포된 최신호(3월5일자)에서 리펑(이붕) 중국총리가 지난 2월초 한 외교부 회의에서 한중수교이후 중국의 대한반도정책 기본입장을 이같이 밝혔다고 말했다.
이 잡지는 북경의 권위있는 소식통을 인용,이붕이 밝힌 중국의 대한반도정책 기본입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고 전했다.
①중국은 북한과 더이상 새로운 정치·군사적 협의를 갖지 않으며 이와 관련한 비밀접촉 등 어떠한 사항도 승인하지 않는다.
②중국은 남북한간의 이념적 차이로 인한 긴장관계 조성을 찬성하지 않는다.
③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를 지지하며 이 지역에서의 핵무기개발과 외국의 핵무기 비축을 반대한다.
④중국은 남북대화와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한 협상을 지지한다.
⑤중국은 북한에 선진군사장비를 제공하지 않는반면 다른 국가가 한국에 선진 군사장비를 제공하는데도 반대한다.
⑥중국과 한국의 수교·우호관계 발전은 아시아의 평화에 부합되는 것으로 중국의 대외 기본정책의 하나다.
⑦중국은 현 단계에서 한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해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나 그러한 조건을 구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인정한다.
⑧중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장기간 계속돼온 우호관계를 계속 유지하며 중­북한관계를 훼손하는 행동을 삼가기를 바란다.
경보는 이붕이 밝힌 이상과 같은 중국의 대한반도정책 기본입장 가운데 ⑧항은 북한이 한중수교후 덩샤오핑(등소평) 등 중국 최고위 지도자들을 악의적으로 비방 공격한데 대해 시정을 요구하면서 이같은 행위가 중­북한관계를 악화시킬 것임을 경고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북한은 중국정부에 항의 비망록을 제출하는 한편,「중조우호합작조약」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고 주북경대사의 소환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경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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