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통신세상] ⑤ 휴가길 '로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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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한국인 관광객을 태운 캄보디아 전세기가 추락했다. 비행기 잔해조차 발견 하지 못한 상태에서도 희생자 가족은 희망을 놓지 않았다. 탑승객이 해외 로밍을 해 간 휴대전화가 사고 다음날까지도 발신음을 낸 까닭이다. 결국 사건은 ‘탑승객 전원 사망’의 비극으로 끝났지만, 한편으로는 낯선 여행지에서 휴대전화의 가치를 새삼 곱씹는 계기가 됐다.
 
문자 메시지가 훨씬 싸요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여행객 수는 1100만 명. 이들 중 상당수가 휴대전화 해외 로밍 서비스를 신청했다. 비용만 따진다면 선불카드나 공중전화가 훨씬 낫다. 그럼에도 휴대전화를 지참하는 건 중요한 전화를 놓치지 않는 한편,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서다. 휴가가 아닌 출장길이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해외 로밍 비용은 국내 통화보다 훨씬 비싸다. 국내 이통사가 값을 낮추고 싶다 해도 복잡한 계약 관계로 얽힌 해외 제휴사들이 함께 움직여주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로밍을 하면 한국에 전화를 걸 때뿐 아니라 한국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때도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 그래도 받는 편이 거는 것보다 훨씬 싸다. 문자 메시지도 한국에서 들어오는 것은 무료지만 외국에서 보낼 때는 건당 100~400원의 돈을 내야 한다. 그래도 음성 통화 비용보다는 싼 만큼 간단한 내용이라면 문자 메시지를 활용하는 편이 낫다.

 해외 로밍 서비스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동통신사와 휴대전화를 고를 때부터 신경을 쓴다. 이통사에 따라, 또 단말기에 따라 특정 지역에서 ‘자동 로밍’이 되는 것과 되지 않는 것이 있다. 자동 로밍이란 자신의 휴대전화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쓰는 것을 말한다. 자동 로밍이 불가능할 때는 공항의 각 이통사 데스크에 들러 현지에서 사용할 ‘임대폰’을 빌려야 한다. 번거로울 뿐 아니라 하루 2000원의 임대료도 내야 한다.

 
로밍 안내방송 신청하세요 전화를 걸었다가 “해외 로밍 중인 전화받는 분에게 국제전화 요금이 부과됩니다”라는 안내 멘트를 듣게 될 때가 있다. 아주 급한 일이 아니면 아무래도 전화를 끊게 된다. 로밍 신청자로서는 그만큼 요금을 절약할 수 있음이다. 단말기를 임대하는 경우라면 공항의 이통사 데스크에 “로밍 안내방송 서비스를 해달라”고 요청하면 된다. 비용은 무료. 문제는 ‘자동 로밍폰’일 때. 별 절차 없이 출국하다 보니 서비스 신청을 깜박하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KTF의 김인태 과장은 “고지서를 받아보고서야 ‘왜 안내방송을 넣어주지 않았느냐’고 항의하는 분들이 있다”며 “자동 로밍을 할 때라도 출국 전 각 이통사의 로밍센터에 전화해 서비스 신청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모 있는 지출을 위해 요금 시뮬레이션을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SK텔레콤 고객의 경우 글로벌 로밍 홈페이지(www.sktroaming.com)를 이용하면 된다.

◆글로벌 로밍 문의
SK텔레콤:1599-2011
KTF:1588-0608
LG텔레콤:02-3416-7010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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