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레이더] '1월 효과' 보인 뒤 숨고르기 가능성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6면

갑신년 새해에도 지난해 4월 시작된 증시의 상승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새해 첫 증시가 개장된 지난주 종합주가지수는 전주 말보다 32.41(4.1%)포인트 오른 821.26으로 마감됐다.

새해 첫날 주가가 오름세로 시작한 것은 일단 긍정적이다. 연초 장세는 새해 경기전망을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이 있는데 첫날 주가가 오르면서 '1월 효과'의 가능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을 최고 6.5%까지 설정한 정부의 계획은 연초 장세에 적지 않은 에너지를 불어넣을 전망이다.

지난해 개인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가계 부채와 내수 부진 때문이었다. 정부가 목표한 경제성장률이 이뤄진다면 가계 부채.내수 부진 등 증시 내 부정적 요인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번 불 붙으면 가속도가 붙는 것이 경기 확산의 속성이라는 점에서 세계 경제가 회복을 지속하면서 국내 경기를 계속 자극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도 고무적이다.

구조적인 문제인 수급 불안 요인도 연초에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펀드 수탁고가 크게 줄어 앞으로 더 이상 줄어들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데다 연기금이 지난해 허용된 투자한도를 다 채우지 못함에 따라 1분기에 나머지 한도를 집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주가가 급하게 올랐다는 것은 부담이다. 다우지수 10,000선, 나스닥지수 2,000선을 회복한 미국 증시가 이번 주 새해 거래를 본격 재개하면서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경우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또 이미 주가에 반영된 경제지표나 지난해 4분기 기업실적이 당초 기대치에 못미칠 경우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무엇보다 목표와 현실이 언제나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장밋빛 경기 전망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설령 올해 경제성장률 6%대를 달성한다고 해도 크게 부진했던 지난해와 비교한 성장률이므로 체감경기는 생각만큼 좋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가계 부채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동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