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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강도조사 “의혹”/C급이 한달새 B급으로/여수공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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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22면

◎전문업체 보고서에 “이의”/교통부 “공항공단서 수정요구”
교통부가 여수공항의 활주로 강도를 항공사에 통보한지 한달만에 지반강도의 수치를 수정해 재통보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교통부는 지난해 5월13일자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여수공항의 활주로 강도를 통보하면서 아스팔트 강도는 28,지반강도는 C급(Low)으로 각각 통보했으나 한달후인 6월19일 이를 번복해 아스팔트강도 20,지반강도 B급(MEDIUM)으로 상향 조정해 통보 특정항공사 보유기종의 운항을 허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교통부측은 『활주로 포장강도검사 전문용역업체인 유신설계공단에 91년 12월 검사를 의뢰한 결과 활주로의 아스팔트강도가 26이고 지반강도는 B급으로 나왔으나 지난해 3∼4월 7.5㎝ 덧씌우기공사를 한만큼 강도가 개선됐을 것으로 보고 활주로 강도는 28로 높였으며 지반강도는 달라질 수 없어 용역업체가 검사하기전 C급이므로 C급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통보했었다』며 『통보가 나간후 한국공항공단에서 수정요구가 있어 당초 용역업체의 검사결과 수치대로 변경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신설계공단이 91년 12월에 제출한 포장 강도검사결과 보고서에도 이의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활주로 지반강도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인정하는 시험기를 노상에 설치하고 8군데의 장소를 선택,시험기위에 하중을 가해 이때 표시되는 수치를 평균으로 산출하는 것으로 A급이 13이상,B급은 8∼12,C급은 4∼8,D급은 3이하로 각각 나타낸다.
유신측은 『지반강도시험 결과 평균 수치가 8이 나와 B급으로 보고했다』고 말했으며 이 수치는 B급이 될 수도 있고 C급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항공관계자들은 『이 경우 활주로의 안전을 고려,하향 조정해 C급으로 간주해야 타당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항공관계자들은 『지반 강도 등의 수치는 운항 기종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데도 이를 함부로 변경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교통부의 수치변경은 지난해 12월 특정 항공사의 취항을 앞두고 운항허가를 위해 배려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포장강도가 28,C급일 때 현재 운항하고 있는 B737­500기의 경우 최대 운항중량은 10만6천1백파운드(약 48t)인데 비해 26,B급일때는 10만8천4백파운드(약 49t)로 높아진다. 즉 26,B급일때가 28,C급일때보다 14∼15명의 승객과 짐을 더 싣고 운항할 수 있는 셈이며 특히 활주로가 젖어 있을 경우의 안전을 위해 통상 활주로 착륙 허용치의 1.5배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또 여수공항 타이어 압력이 1백45psi이하인 항공기만 운항하도록 돼있는 Y급으로 돼있으나 B737­500의 경우 타이어 압력이 기준치를 훨씬 넘는 1백70psi로 돼있어 활주로 강도가 운항가능여부를 결정하는 주요변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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