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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 항공 수요 무궁무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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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90년대 후반에는 세계항공업계에서 이름이 회자되는 항공사로 키워보고 싶습니다.』어느 날 갑자기 태어나 세상을 놀라게 했던 아시아나 항공의 박삼구 사장(48)이 가진 꿈은 야무지다.
『2년 전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참신·정성·상냥」이라는 캐치프레이즈의, 맨 마지막에「고급스런」 이란 문구를 넣은 것도 규모의 항공사보다는 질적인 면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다같이 최고가 되자는 다짐이었습니다.』
충분한 준비나 경험도 없이 후발로 뛰어든 항공업, 당초 예상을 초월한 적자규모 등 시행착오를 솔직히 인정하는 박 사장은 당장의 출혈을 줄이고 싶은 유혹에도 불구하고 미래의 아시아나 항공을 위해 기내용품만은 최고급품을 쓰는데 인색하지 않다고 자신한다.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현재의 세계항공시장상황에서는 허황한 얘기라고 하겠지만 1등 석과 비즈니스 석을 늘려 최상의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들이 애용하는, 제값 받는 항공사가 될 것입니다.』그는 1천7백억원이 넘는 그 동안의 적자도 금호그룹 전체로 보면 투자가치가 있는 적자였다고 말한다. 우선 국제적 감각을 피부로 익혔다는 점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자산이며 서비스업뿐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품질 못지 않게 상품의 이미지가 중요하다는 장기포석의 필요성은 쉽게 얻을 수 없는 교훈이었다고 했다.
『올해로 1단계 투자는 마무리됩니다. 그 동안 항공기 구입, 화물창고 건립 등 고정비 투자비율이 높았던 만큼 기본적인 적자를 감수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내년부터는 경영정상화가 이루어지리라 봅니다. 우선 수익성이 높은 보잉737기종 등 항공기 대수가 연말에는 30대 수준으로 고정비를 분담할 수 있어 투자의 씨앗을 거둘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17일로 창립5주년을 맞는 박 사장의 희망은 제2민항으로서 아시아나 항공이 한국 민항공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정당하게 평가받는 것.
그는 출범을 둘러싸고 말도 많고 질시도 심했지만 공급이 새로운 수요를 창출했고 양 항공사의 서비스가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은 상호경쟁의 산물이며 그만큼 한국 민항공이 국제경쟁력을 키웠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한다. 『항공시장에서 아시아·태평양 구간만큼 잠재적수요가 무궁무진한 지역도 없습니다. 아시아나 항공이 싱가포르에 취항할 때 62번째 취항 항공사였지요. 앞으로 영종도 신공항이 개항하는 시점을 상정해보십시오. 70개 항공사가 운항한다고 볼 때 1대70 보다는 2대70이 국가 전체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죠.』
박 사장은 항공업이「경영자로서 한번 도전해 볼만한 사업」이며 그 이유는 제조업과는 달리 하루하루가 다른 상황을 현장과 본사, 임직원 모두가 한 팀으로서 최대공약수를 찾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하는데 있다고 설명한다. <엄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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