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근 70대 경비원 3명 과속차에 참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새해 첫 출근길의 70대 경비원 3명이 과속차량에 치여 모두 숨졌다. 2일 오전 6시45분쯤 울산시 울주군 온산공단 내 산업도로에서 길을 건너던 노경호(75.울주군 서생면).이방우(70).주재수(71)씨 등 3명이 朴모(28.회사원)씨가 몰던 아반떼 승용차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비용역업체 C사 등에 소속돼 공단 내 J업체 등에 파견근무 중인 노씨 등은 버스를 타고 공단 앞 정류소에서 내린 뒤 왕복 6차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다 사고를 당했다. 이들 3명은 자녀들을 대부분 출가시키고 따로 살면서 생활비를 벌기 위해 경비일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李씨는 30여년간 3천여평의 농사 일과 함께 S화학 등에서 일용 기능직과 경비원으로 근무해왔으며, 5년 전 2남2녀의 학업 뒷바라지를 마치고 자신의 노후를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李씨의 막내 상현(31.회사원)씨는 "오는 10월 아버님 칠순잔치 때 해외여행을 보내드릴 준비를 해왔는데 고생만 하시다 세상을 뜨셨다"며 울먹였다.

허상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