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농산물 『그린카드제』 시급/「발암밀」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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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잔류성분검사도 일원화돼야
미국산 수입밀에서 발암성물질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있다.
우리 식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밀은 지난해 3백92만6천t(5억8천만달러)이 수입됐으며 이중 40%인 1백53만1천t을 미국으로부터 들여왔다. 나머지 수입국은 유럽과 캐나다·호주·중국 등이다. 지난해 수입된 밀의 절반가량이 식용이며 나머지는 동물 사료용으로 쓰여졌다.
91년의 밀수입량은 4백52만4천t,90년 2백23만9천t 등이다.
밀 수입량이 연도에 따라 들쭉날쭉한 것은 국제곡물가격의 추이에 따라 사료용 밀의 수입량이 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량난이 극심했던 시절 서민들의 애환이 담겨있는 밀은 해방직후 미국정부의 해외 무상원조계획인 미공법 PL480호에 따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원조가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50년대의 밀수입은 연간 20만t 정도였으나 미국의 무상원조에 따른 입맛의 변화와 국내의 식량난이 맞물려 밀소비가 급증,PL480호가 끝난 71년도에는 밀수입량이 1백38만4천t에 달했다.
이때의 국민 1인당 밀소비량은 연간 26.1㎏.
밀소비는 80년대에도 계속 늘어나 89년 35.2㎏에 달했으며 90년이후에는 30㎏ 안팎으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는 소득수준의 향상과 함께 밀과 쌀 등의 곡물보다는 육류와 과일·채소쪽으로 소비가 옮겨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밀의 소비는 30㎏ 이상을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내소비의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입장에서는 국민보건을 위해 수입밀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게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정부는 외국산 농산물에 대해 재배과정에 사용된 농약 등의 성분을 밝히도록 하는 「그린카드제」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절차상의 문제로 시행이 늦어지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수입농산물의 병충해에 대한 관리는 농림수산부,농약 등 잔류성분에 대해서는 보사부가 맡는 등 2원화돼 있어 효율적인 관리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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