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협 부회장 송기오씨(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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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질 좋은 한국산 철강수입 규제 미 경제에 도움 안될 것”
한국산 철강판재류 4종에 대한 미 상무부의 최고 30% 덤핑마진 예비판정과 관련해 인터뷰에 응한 철강협회 송기오부회장은 시종 상기된 목소리였다.
우수한 한국 등의 철강수입이 막히면 미국의 자동차·전자 등 산업계는 품질이 나쁘고 값이 비싼 미국의 쇠를 써야하므로 이번 판정은 우선 미국 스스로에 유해한 조치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철강업계가 미국에 철을 수출하는 모든 국가(21개국)의 모든 회사를 덤핑으로 제소하는 초강수의 조치를 해 이번 판정을 이끌어 낸 것을 보고 세계통상질서가 험악해졌음을 실감했다는 그는 이번 사태가 미국 철강업의 경쟁력 낙후에서 비롯됐다고 해석한다.
『전후 세계를 주름잡았던 미국의 대형 일관제철업계가 65년이후 새로 지은 제철소가 없을 정도로 시설이 오래되고 첨단화되어 있지 않아 경쟁력을 잃자 무리수를 둔 것입니다.』
송 부회장은 더구나 포항제철이 80년대 중반 폐쇄직전이었던 USSteel사 피츠버그공장에 합작투자해 미국내 최우수 철강업체(UPI사)로 키워 미국 정부가 고마워했음에도 UPI에 대한 원료수출을 덤핑으로 몬 것은 배신행위라고 개탄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각국 철강업계의 수출수익성이 떨어져 판매경쟁이 심해지겠지만 보통강의 경우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있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김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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