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시일반"의 소중한 정성|따뜻한 사회 만드는 사람들 평생복지사업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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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배고픈 사람에게 밥 한 그릇을 마련해 줄 수 없으면 밥 한 숟가락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 도우면 된다.』평생복지사업회는 남 보기에 별 여유가 있어 보이지는 않으나 십시일반의 정성을 모아 이 사회를 따뜻하게 하려는「작은 불씨」들의 모임이다.
이 모임은 현재 회장인 강효섭씨(43·대우국민차 신설영업소 대표)가『밥 세끼 먹는데 부족함이 없으면 남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84년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뜻을 알리면서 조촐하게 시작됐으나 이 뜻에 동참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지금은 2백여 명의 회원이 알찬 사업을 이끌어 오고 있다.
「남을 도울 생각이 있는 성인으로 월 회비 1만원을 낼 수 있는 사람」을 회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이 모임의 구성원은 회장 강씨를 비롯해 윤덕삼 불광국교 교감(57), 김상현 신북국교 교사(55), 이기철 숭덕공고 교사(42), 김동진 신동아화재대리점 대표(42), 박고영 감골사 카 인테리어 대표(42), 황춘씨(43·공무원)등 30∼67세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이 모임의 핵심사업은 불우 청소년의 학비지원. 은평구 또는 인근 경기지역에 소재한 학교나 회원의 추천으로 대상 청소년을 선정, 그 동안 16명의 중고생들에게 졸업할 때까지의 입학금, 등록금을 전액 지불해 왔다. 1인당 수 혜 액은 약 2백 만원 수준.
또 3∼4개월에 한번씩은 복지시설거주 노인들에게 필요한 의약품·의류·음식 등을 준비해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대비양로원·정원노인요양원 등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는 것.
보통 30∼4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 노인들과 즐거운 여흥시간을 갖는다. 이외에도 병원비가 없어 생명을 포기하는 불 우 환자 및 소년·소녀 가장 돕기 행사를 정기적인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들 회원들은 이러한 사업 외에도 신문이나 방송에 보도되는 불우 이웃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면 항상 조그마한 정성이라도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올해 들어서는 수술비가 없어 쩔쩔매는 서울 독산 동의 한 신장이식수술 어린이환자에게 1백 만원을 지원했다.
명예나 이권이 없는 단체인 탓에 아무도 회장직을 맡으려 하지 않아 오랫동안「장기집권」을 하고 있다며 웃어 보이는 강 회장은『나 자신「2천5백 만원 짜리 전세에 사는 처지에 당신 분수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핀잔을 종종 듣지만 욕심이 많으면 생전 남을 돕는 기회는 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연락처는 (927)0301.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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