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간 이명박, 영남 간 박근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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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경쟁은 안 하고 다리 걸고 난리"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2일 호남을 누볐다. 5월 29일 광주 정책토론회 이후 한 달여 만의 방문이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전남 나주의 광주.전남 혁신도시 추진 현장을 들렀다. 오후엔 전북 전주에서 전북 지역 선거대책위 발대식에 참석했다. 1500여 명이 모였다. 전북 선대위는 지역 선대위론 가장 먼저 뜬 것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정권교체를 위해 외연 확대가 필수적이고 이 후보가 적임자란 걸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정책을 부각했다. 지역 맞춤형 공약도 내놓았다. 그는 혁신도시를 두곤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전북의 새만금 사업에 대해선 "1억3000만 평의 땅을 어디서 구하겠느냐. 중앙정부 차원뿐 아니라 글로벌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겠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발전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국가 재정을 절감, 5세 아이까지 전액 정부가 보육 비용을 지원하는 의무보육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제안도 했다.

검증 문제와 관련해선 말을 아꼈다. 대신 "경제 살리겠다는 사람에게 더 잘할 수 있다고 경쟁하는 게 아니라 뒷다리 걸고 앞다리 걸고 난리다"라고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 후보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여유를 되찾은 모습이라고 캠프 측이 전했다. 1~2일의 조사에서 박근혜 후보와의 격차가 11.8%포인트(조선일보)~15.4%포인트(MBC)로 나왔기 때문이다. 격차가 벌어지는 등 이 후보의 하락세가 멈췄다는 판단이다.

박 대변인은 "6월 검증 광풍에도 민심의 뿌리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고정애 기자

朴 "검증 잘못되면 정권교체 실패"

한나라당 박근혜 경선 후보는 2일 "경선 검증의 목적은 본선에서 필승하자는 것"이라며 "(검증이) 잘못되면 정권교체에 실패한다"고 주장했다. 대구 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구.경북지역 캠프 선대본부 발족식에서다.

박 후보는 검증 필요성을 연일 거론했다. 하지만 이날엔 "정당한 검증을 막아서는 안 된다"고 한걸음 더 나갔다. 당 지도부가 이명박.박근혜 양 진영의 검증 공방에 강한 제동을 걸고 있는 와중이다. 박 후보는 이날 한 언론이 이명박 후보 측의 부동산 관련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언론의 보도 내용까지 (이 후보 측이) 네거티브라고 할 것인가. 언론 보도가 문제라면 (이 후보 측은) 언론에 네거티브라고 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행사엔 6000여 명의 당원이 몰렸다.

박 후보에 앞서 연설한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 후보가 검증 청문회에서 '전 재산 헌납 카드'를 꺼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처남이나 큰형 이름의 재산이 어떻게 되느냐 시달릴 적에, 한 후보가 전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선언을 할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이어 "(이 후보가) '애써 모은 재산을 전부 바치겠다'고 할 적에, 먼저 반응할 사람이 바로 여러분(대구.경북)이다. 그 다음에 부산.경남이, 이어 충청이 (반응해) 대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위원장은 "그래서 그 후보가 본선에 나가면 홍준표 후보가 말한 대로 그 사람들(범여권)은 서류를 갖고 말할 것"이라며 "'무슨 돈으로 70만 평 땅을 샀느냐' '시가가 수천억이 된다는 다스의 실제 주인이 누구냐'고 할 것이고, 여러분은 배신감을 느끼고 어떻게 하느냐며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호 기자<novae@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jongt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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