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바그다드공격/전함서 토마호크미사일 40기 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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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핵처리시설 등 파괴”/호텔대파… 3명 숨지고 35명 부상/후세인 “미 이번 작전은 완전실패”
【워싱턴=문창극특파원,바그다드 AP·AFP·로이터·연합=외신 종합】 미국은 17일 오후 9시30분(이라크 현지시간,한국시간 18일 오전 3시30분)쯤 이라크에 대해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 40기를 발사하는 2차공격을 단행했다.<관계기사 4,5,6면>
지난 13일 전폭기 공습에 이어 4일만에 재개된 이번 공격은 걸프전 발발 2주년이 되는 날 이루어졌다.
밀린 피츠워터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걸프지역 주둔 미 해군이 토마호크 미사일을 발사,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남쪽 21㎞ 지점 자파라니야의 우라늄 농축시설 부품공장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미 국방부 고위관리는 『자파라니야의 시설은 수십억달러를 들여 만든 핵무기용 우라늄농축시설용 첨단 전자부품공장』이라고 주장하고 『자파라니야지역의 모든 시설을 공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비드 키드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변인은 17일 유엔사찰단이 이번에 공격받은 공장에 대한 사찰을 실시했으며 공장은 가동이 완전히 중단돼 더이상 우라늄 농축용 전자부품을 생산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공격은 전폭기들이 동원되지 않고 걸프해에 주둔하고 있는 카우펜스 순양함,스텀프·휴이트 구축함,홍해에 주둔하고 있는 캐턴구축함 등 4척의 함정에서 30여분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그쳤다. 피츠워터대변인은 연합군 인명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미사일만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미 CNN방송은 공격이 진행되는 동안 바그다드상공에 대공포화가 발사되는 장면을 중계했다.
이날 공격으로 바그다드시내 언론인이 주로 묵고 있는 알 라시드호텔이 크게 파괴됐으며 호텔 여종업원 2명을 포함,최소한 3명이 숨지고 35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은 알 라시드호텔 로비가 완전히 부서지고 몇개층이 파괴됐으며 호텔 앞마당에는 가로 7m,세로 5m,깊이 3m의 구덩이가 생겼다고 전했다. 한 이라크 관리는 미 대사관근처 민간인 거주지의 주택 2채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공격 직후 가진 TV연설에서 『미국의 이번 공격은 완전히 실패했다』고 말했으며 이라크 정부의 한 대변인은 『미사일이 핵시설 아닌 기계제조공장을 파괴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0일 취임하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당선자는 2차공격을 전폭 지지했으며 조지 부시 대통령은 이날 공격에 앞서 존 메이저 영국총리,프랑수아 미테랑 프랑스 대통령,브라이언 멀로니 캐나다 총리와 논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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