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무료증정 행사 펼친「삶과 함께」대표 오정호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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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책 읽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출판사가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출판계의 불황을 독자 탓으로 돌리기에 앞서 출판인들은 그간시대의 변화에 부응해 독자서비스를 펴 왔는지 냉철히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9일 국내 최초로 도서무료증정 행사를 벌인 도서출판「삶과 함께」대표 오정호씨(36)는「독자 곁에 있는 출판사」를 강조했다. 서울 을지·종로·교보서적 부근에서 벌어진 이날 캠페인은 주최측의 기대 이상으로 시민들의 호응이 커 2시간 여만에 20여종 1만여 권의 책이 동났다.
오씨는『무료증정도서는 베스트셀러와 재고도서 중 내용이 좋은 책을 우선 골랐다』며『다소 번거로운 행사였지만 독자에 대한 보답으로 과감히 창고를 개방했다』고 말했다. 「삶과 함께」는 지난해 출간한『꺼리』가 50여만 부나 팔리면서 재정이 안정돼 무료증정 행사를 펼칠 수 있었다. 오씨는 이번 행사의 성공에 고무 받아 올 여름에는 해수욕장 세 군데에서 각각 열흘씩 무료이동 도서관을 열 계획이다.
「삶과 함께」는 이번 행사를 놓고 대형출판사들로부터『그런 행사가 있으면 같이하게 진작연락하지 않았느냐』는 불평 아닌 불평을 들었다고. 오씨는『직원들이 30대로 젊은 만큼 기획이나 홍보가 참신했던 것 같다』고 자 평 했다.
세일즈사원 출신의 오씨는 89년 이 출판사를 인수, 『입 큰 개구리의 하품』『조자룡』등을 펴내. 회사를 안정 궤도에 올려놓았다. 그는 특히 독자를 가장 가까이 서 접근하는 영업사원들의 의견을 회사 운영에 크게 반영하고 있다.
『내용도 물론 중요합니다만 어떻게든 독자 손에 책을 들려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목·표지 디자인이 좋아야 잘 팔리는 게 요즘 책 시장의 추세입니다.』
오씨는 시기 왕이면 다홍치마라고 내용 좋고 보기도 좋은 책을 만드는 것 또한 독자에 대한 서비스』라며 『제목하나 붙이는데 9명의 사원이 한 달을 토론한다』고 말했다. <김창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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