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포츠계 "인종 차별 여전" 떠들 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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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남-북 전쟁을 통해 노예의 신분을 벗어났던 미국흑인들은 포성이 멎은 지 1백27년이 흘러간 오늘날에도 여전치 스포츠에서조차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 지와 SPN-TV가 최근 흑인 3백1명, 백인 3백97명 등 스포츠팬을 대상으로 공동조사 한 바에 따르면 흑인 대부분은 백인에 비해 불이익 당하고 있으며 선수고용과 코치취업에 확연한 인종차별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흑인들의 73%는 코치 직을 구할 때 백인에 비해 불리하다고 진술했고 백인의 31%도 흑백차별풍조가 스포츠계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고 인정했다.
또 흑인·백인코치를 놓고 한 명을 선택해야 할 경우 백인이 흑인에 비해 유리하다고 답한 흑인은 72%, 백인은 36%로 나타났으며 80%의 흑인들은 구단 고위층이나 중요 직책을 맡을 기회도 백인에 비해 불리하다고 답했다. 현재 흑인 지도자로는 프로야구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토 개스턴 감독, 프로미식축구팀인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사령탑 데니스 그린 등을 손꼽을 정도이나 그나마 블루제이스는 캐나다 팀이다.
그러나 백인들은 조지타운대학 농구팀의 흑인감독 존 톰슨이 팀을 거의 흑인으로 구성시킨 데 대해 오히려 인종차별주의자라고 역공을 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인종차별의 냉기류에도 불구, 혹인·백인들은 모두 프로농구의 마이클 조던(시카고 불스)을 최고의 선수로 꼽았으며 에이즈 보균으로 은퇴한 매직 존슨을 다음으로 내세웠다.
미국프로농구선수협회 찰스 그레이엄 사무국장은 흑인에 대한 스포츠 매니지먼트가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흑백차별은 계속되고 있어 내년 1월 중순께 체육계 내 인종편견에 관한 대책회의를 갖겠다고 말했다. <장 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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