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건강 설계|김용일<서울대병원 제2진료부원장·병리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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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필자가 바뀌면서 신고를 겸해 독자 여러분께 새해 인사드린다.
해마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늘어나 이제는 남녀 합해 70세에 이르러 선진국형 인구분포의 문턱에 들어섰다. 평균수명이 이처럼 연장된 것은 국민 개 보험에 힘입어 질병을 빨리 발견하게 되고 진단이 보다 정확해졌으며 치료방법이 개발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 칼럼의 목적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잠시 생각해 본다. 만일 고대 희랍의 의성 히포크라테스가 우리와 함께 20세기에 살고 있다면 독자들이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고, 또 변천해 가는 사회에서 의료의 본질이나 의학발전상을 보다 정확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이해해 건강한 삶을 유지하도록 무엇을 권장할 것일까라는 명제에 초점을 맞춰 가야 하리라 생각한다. 필자는 앞으로 이 히포크라테스 광장을 통해 이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독자와 함께 풀어 가고 자 한다.
그러면 새해 아침의 광장을 열어 보자. 새해를 맞으면서 누구나 할 것 없이 가족과 함께 신년구상을 한다. 그러나 히포크라테스 할아버지의 독자들에 대한 신년 질문은 아마도『93년의 건강유지를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습니까』에서 시작할 것이다. 한마디로 독자 여러분은 계유년 한해동안 어떤 건강설계를 할 것인지 궁금하다.
체력단련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할 것이며 음식 섭생은 어떻게 하고 정신건강을 위해 무엇을 보완할 것이며, 그리고 정기적인 검진계획을 어떻게 짤 것인지 단 10분 동안이라도 생각해 보자. 가족의 건강을 함께 의논하는 것도 물론이다.
닭은 좀처럼 병에 걸리지 않는다. 잘 발달된 면역기관을 가졌다는 이유도 있지만 부지런히 움직이고 가려서 먹는 지혜로움을 가지고 있다. 평균수명의 연장은 질병의 철저한 사전예방과 건강관리계획의 습관화에서 비롯된다. 보람된 닭의 해를 설계하기 위해 건강을 확인하는 절차는 밝은 새해를 약속한다. 계유년 한해 독자의 건강을 빈다.

<필자 약력>
▲경북 상주 출생(57세)
▲서울대의 대졸(의박·68년)
▲미 신시내티 의대 수학 및 교수(68∼70년)
▲서울대 의대 병리과 교수·서울대병원 제2진료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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