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욕 진작 시급하다/내년 설비투자 올보다 줄어들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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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경기회복에 “적신호”/산은 1.5% 전경련선 9% 후퇴 예상
움츠러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대책이 시급하다. 전반적으로 국제경쟁력이 떨어져가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신규설비투자를 꺼리고 있어 심각한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권위있는 여러 조사기관들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제조업의 설비투자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기관들은 대체로 설비투자가 내년에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지만 민간단체나 연구소는 오히려 감소하거나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설비투자조사에 권위를 자랑하는 산업은행의 전망이 한국은행이나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의 전망치보다 훨씬 나쁘게 나와 우리 경제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을 시사해 주목된다. 산업은행이 2천여개 제조업체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 24일 밝힌 바에 따르면 제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은 올해(마이너스 11.8%)에 이어 여전히 감소(마이너스 1.5% 전망)할 것으로 나타나 제조업 중심의 설비투자촉진책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중 중화학공업이 마이너스 3.2%,경공업은 6.2%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으며 전체산업으로 보면 2.1%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비제조업은 올해(36.8% 증가)에 이어 7.3% 증가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도 지난달 주요 제조업체 1백68개를 상대로 벌인 조사에서 내년 설비투자가 9.8%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고,민간경제연구소들도 3% 내외의 증가로 낮게 보고 있다. 이같은 설비투자의욕의 저상은 최근 잇따른 중소기업주의 자살 등 기업인들의 사기위축과 관련,우리경제에 심상치않은 문제점을 던져주고 있다. 한편 KDI는 새정부의 정책기조가 확정되는 내년 하반기에야 본격적인 회복국면으로 접어들어 연간 설비투자증가율이 5%에 이를 것으로 보았다. 지난 4일 16개 제조업종의 79개 주요 대기업을 대상으로 상공부가 조사한 결과는 설비투자가 경상가격 기준으로 올해보다 8.5% 늘어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도 내년엔 정치적인 불안요인이 줄어들고 설비자금 원활화대책,금리 하락추세,수출의 꾸준한 증가에 따른 투자수요 증대로 전체산업의 설비투자증가율이 올해(0.8%)보다 상당히 높은 4.5%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는 금융여건 개선과 중소·제조업 중심의 투자지원 확대를 골자로 하는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을 빨리 매듭짓고 일관성있게 추진해 기업들로 하여금 의욕을 갖고 예측가능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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