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아시아 디트로이트' 상륙작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그래픽 크게보기

 태국의 수도 방콕 인근을 세계 자동차업계는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라 부른다. 북부의 아유타야, 남동부의 라이용과 촌부리 등의 공장지대에 9개 해외 자동차 메이커가 현지 공장을 세웠다.

지난해 태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수는 118만대였고 이중 53%가 수출됐다. 9개 현지공장 가운데 6.5개가 일본계다. 세계 1위의 자동차회사인 도요타를 비롯해 혼다·닛산·미쓰비시·이스츠 등이 진출했고, 마쓰다는 포드와 합작공장(포드AAT)을 세웠다. 이들 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하는 업체도 대부분이 일본 철강회사다.

 이런 ‘아시아의 디트로이트’에 포스코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해 1월 1370만달러(약 128억원)를 투자해 방콕에서 동남쪽으로 150㎞ 떨어진 아마타시 공단에 자동차강판 전문 가공공장을 준공한 이후 포스코는 일본 완성차업체와 강판 공급업체들 간의 끈끈한 네트워크 속을 헤집고 들어갔다. 포스코는 닛산 등 3개 공장을 뚫어 현재 강판을 공급 중이며, 2개사와는 접촉 중이다.
 포스코 태국 공장의 지난해 생산량은 18만t이며, 올해 생산목표는 24만t이다. 이 정도의 생산량은 이곳에서 10위권에 해당한다.

그러나 포스코는 내년 10월까지 방콕 인근에 두 번째 자동차 강판 공장을 준공해 2011년 연산 40만t 체제를 갖춘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쯤 되면 태국내 5위권의 강판공급업체로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타일랜드의 인찬문 법인장은 “태국 정부는 2010년 200만대 생산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도요타와 혼다 등 이곳에 진출한 현지 자동차 공장들도 설비를 새로 짓거나 증설하고 있어 강판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스코는 최근 일본 자동차 업체와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포스코 일본법인 출신의 ‘일본통’ 4명을 태국에 급파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직원 10면 가운데 절반에 가깝다. 포스코타일랜드는 주문부터 생산, 출하, 가공까지 포스코 본사와 연계된 일관시스템을 구축해 ‘원스톱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고객들로부터 호평을 받고있다.

그러나 난관도 기다리고 있다. 올해 말부터 태국과 일본의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돼 일본계 냉연회사 제품은 5% 수입관세가 철폐될 예정이다.

방콕·아마타(태국)=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