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선거전 약세 끝난뒤 강세/73년 이후 총·대선 6차례 분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여 승리땐 단자급등 반대땐 급락/이번은 중립내각으로 큰 영향 안줄듯
대통령선거가 18일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주가도 본격적인 「선거영향권」안에 들어섰다.
과거의 날씨 통계가 오늘의 일기예보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되듯,과거 선거를 전후해 주가가 어떻게 움직였는가를 실증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이번 선거가 어떤 모습의 주가를 연출할까를 미리 짚어 보는데 매우 도움이 된다.
◇과거 선거분석=선진국들은 거의 예외없이 선거 전의 주가가 선거 후보다 훨씬 강세를 보여왔다. 미국은 역대 대통령 선거전 2년동안의 주가상승률이 선거후 2년보다 평균 10배 정도 높았고,일본도 지난 67∼90년 사이 아홉차례의 총선에서 선거전 1개월동안의 주가상승률이 평균 5.16%로 선거후 1개월동안의 0.63%보다 크게 높았다.
우리나라는 정반대의 현상을 보여왔다. 지난 73년 이후 여섯차례의 총·대선을 보면 선거전 2개월동안의 주가상승률(평균 1.3%)보다 선거후 2개월간의 상승률(평균 10%)이 크게 높았다.
정치가 안정돼 있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선거때마다 정국이 불안했고 이에 따라 투자심리가 위축돼 선거전에는 주가가 대체로 약보합세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선거직후에는 선거결과가 주가를 크게 좌우했다. 여당이 승리한 81년 총선과 87년 대선 때는 큰폭의 오름세를 보였으나,야당이 이긴 88년 총선에서는 선거 다음날 하룻동안에만 26포인트가 빠졌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 현상일뿐,장기적으로는 정치상황보다 실물경제상황이 선거 이후의 주가를 주도했다. 88년 총선 때도 여소야대 정국과는 관계없이 주가는 단기하락을 거친뒤 곧 수출호조 등 경기활황에 힘입어 대세상승 국면을 연출했다.
◇이번 선거의 특징=정부가 중립내각을 선언하고 여야의 구별이 없어진 것과 관련,정부의 「보이지 않는」 주가관리 부담은 과거보다 훨씬 줄어들었다. 각 당이 내건 증시·물가·금리 등 경제공약들도 대동소이해 이 공약만으로는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별차이가 없게 돼있다. 선거와는 관계없이 실물경기가 계속 침체돼 있는 점은 분명히 악재다. 그러나 경기가 현재 바닥을 지나고 있다면 선거후의 경기는 지금보다는 상대적으로 나아질 것이고,특히 「경제되살리기」가 이번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돼 있어 누가 대통령이 되든 경제에 주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주가전망은 밝다고 할 수 있다.
◇전망=선거때까지는 큰폭의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 증시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돌발적 악재가 튀어나올 경우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도 여전히 남아있다.
증시내적으로는 10월 중순 이후의 상승세가 최근 일단 멈칫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으나 시기적으로 연말 배당을 앞두고 있는 점 등은 긍정적 요인이다. 선거 뒤에는 ▲정국불안 해소 ▲새정부의 경제 되살리기 노력 ▲시장개방에 따른 해외자금 유입 등을 이유로 주가 상승국면을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민병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