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표”… 헬기까지 이용/달라진 유세 기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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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3당 “한곳이라도 더 가자” 강행군
정주영 국민당대표가 지난 3월 총선에서 헬기를 동원한 이래 이번 대통령선거에는 김영삼·김대중후보도 헬기 운동방식을 도입했다.
헬기의 사용료 계산방법은 프로펠러가 움직이는 순간부터 다시 소속 항공사의 계류장에 돌아가 프로펠러가 꺼지는 순간까지의 시간에 시간당 대여료를 곱한 것이다.
헬기는 기종에 따라 시간당 1백26만6천원(8인승)에서 1백70만원(12인승)까지라고 각 당과 항공사측은 대외적으로 밝히고 있다.
그러나 격납고에서 탑승지까지 가는데 드는 비탑승요금이 시간당 1백여만원,대기요금이 97만원이어서 실제로 하루 헬기사용료는 천만원대를 넘는다는 것이다.
민자당의 김영삼후보는 촌음을 아껴 짧은 시간안에 여러 지역을 돌기 위해 헬기를 특히 애용하고 있다. 김 후보는 24일까지 나흘동안의 유세에서 사흘을 주로 헬기로 이동하는 기동성을 살리고 있는데 그는 이 덕분에 충남북·강원의 요충을 벌써 한번 훑은 셈이 됐다.
헬기는 특히 산간지방인 강원유세에서 위력을 톡톡히 발휘했는데 헬기를 탄 김 후보는 승용차나 버스로는 각각 1시간30분∼3시간 정도 걸리는 태백∼동해∼강릉∼속초에 20∼30분만에 도착,많은 유권자와 접촉할 수 있었다.
김 후보가 임대한 헬기는 한국항공소속의 11인승 「돌핀Ⅱ」 2대와 8인승의 「BK117」 1대다.
민주당의 김대중후보도 22일 오전 서울대 농정토론회를 마치고 처음으로 헬기를 이용,충북지역 첫 유세지인 음성에 도착했다.
김대중후보는 이날 오전 10시40분쯤 서울대 운동장에서 대한항공에서 임대한 7인승 헬기에 임복진수행실장·설훈보좌관 등과 함께 탑승,35분만에 음성사이클경기장에 도착해 헬기의 위력을 실감했다.
김 후보는 23일 경북 안동유세를 마친뒤 다시 헬기를 이용,귀경해 24일 아침 서울에서 선대위회의를 주재하는 등 앞으로 유세지 숙박을 자제하며 계속 헬기를 이용해 유세지와 서울을 오갈 계획.
민주당은 서울항공에서 헬기를 임대하고 있다.
정주영국민당후보가 타는 헬기는 8인승 BK117 두대로 일본 가와사키사의 기술제휴로 현대정공에서 제작한 것이다.<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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