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성 화재에 왕실비난/영 국민들/“복원비 결국 납세자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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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영국 왕실의 저택인 윈저성이 20일 새벽부터 9시간에 걸쳐 불길에 휩싸이는 바람에 국가귀빈접대용 연회장과 세계적 명화 등 돈가치를 따질 수 조차 없는 보물들이 소실돼 엄청난 복원비용 등을 놓고 국민들 사이에 왕실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다.
아직 화재원인과 피해규모가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불로 13세기 건축물로 연 1백여만명의 국가귀빈을 접대해온 성조지홀이 잿더미가 됐으며,성내부 탑과 장식물 등 유서깊은 부속건물들도 불에 그을리는 등 1만5천여평이 피해를 보았으며 피해액도 1억달러(약 8백억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성안에 전시돼 있던 렘브란트·루벤스·레오나르도다빈치 등의 걸작들중 4∼6점 정도와 일부 골동품·집기 등도 소실됐으며 건물원형 복원에만도 거액과 수년간의 집중적인 노력이 필요하게 됐다.
그러나 너무 고가라 보험회사들이 받아주지 않아 한푼의 보험혜택도 받을 수 없게 되어 비용을 국민들의 주머니에서 거둬들여야 할 판.
가족들의 불화 등 잇따른 스캔들과 최근 대두되기 시작한 왕실에 대한 세금부과문제 등 그동안 따가운 눈총을 받아온 영국 왕실은 이제 또다른 골칫거리를 국민들에게 안겨주게 된 셈이다.<고대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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