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통일은 국민의 분단극복 의지서 비롯|"산업도시 발돋움"베를린에 한국투자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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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한국과 독일 양국은 인위적 국토분단이라는 공통된 운명을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독일이 통일되었듯이 큰 변화의 물결이 한국에도 넘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옐친 대통령이 서울에 온 것만 봐도 그렇지 않습니까.』
19일 힐튼호텔에서「베를린-유럽의 중심, 미래지향적 경제지역」이란 주제로 강연회를 가진 에버하르트 디프겐 베를린시장(51)은『독일통일은 분단을 극복하고자 하는 독일국민들의 강한 신념 때문에 가능했다』면서『한국의 통일도 머지않아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디프겐 시장은『베를린의 양쪽통합이 여러 측면에서 유럽통합의 모델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이 단일공동체로 통합되면 파리와 모스크바 사이의 가장 큰 산업도시 베를린은 유럽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프겐 시장은『때문에 이처럼 독일통일로부터 오는 새로운 기회를 독일의 주요 교역 국인 한국은 이용해야 한다』고 한국기업의 베를린 투자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또 최근 독일에서 폭력사태로까지 번지고 있는 외국인혐오 시위와 관련, 『폭도들의 출현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대다수의 독일인은 외국인 적대시위에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연회에 앞서 이상배 서울시장을 예방한 그는 내년3월 양도시간에 자매결연을 하기로 이 시장과 합의했다.
디프겐 시장은 41년 서베를린에서 태어나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법률을 전공하고 변호사자격을 땄으며 62년 대학재학시절부터 현 독일 헬무트 콜 총리의 집권당인 기민당(기독교 민주동맹 당)에 몸담았다.
이후 71년 베를린지방 의회의원을 거쳐 80년부터 두 차례 기민당 의장을 지낸 뒤 84년 서 베를린시장에 취임했고 통독후인 91년 통합베를린의 시장에 재선됐다.
과거 동방정책의 주창자 브란트 총리와 현 바이츠제커 대통령도 베를린시장을 지냈듯이 베를린시장은 향후 총리도 바라볼 수 있을 만큼 독일 내에서 매우 영향력이 있는 자리로서 디프겐 시장 역시 독일 정치권내에서 상당히 비중 있는 인물로 알려지고 있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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