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인트칠' 삼전도비 넉달 만에 제 모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8면

석 달 전 페인트칠로 훼손(사진(左))됐던 서울 송파구 석촌동 삼전도비(사적 제101호)가 제 모습(右)을 찾았다. 삼전도비는 병자호란 때 청나라 태종이 조선 인조의 항복을 받아내고 자신의 공덕을 내세우려고 1639년에 세운 '대청황제공덕비(大淸皇帝功德碑)'다. 지난 2월초 백모씨가 비신(碑身)앞뒷면에 붉은 스프레이로 각각 '철 370''거 병자'라는 글자를 써 문화재청 산하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이 복구작업에 나선 바 있다.

문화재청은 15일 처리완료 현장설명회에서 "습포제(세피올라이트 점토)와 유기용제를 혼합한 페인트 제거용 팩을 발라서 페인트를 녹였다"고 복구법을 설명했다. 당초에는 레이저 제거법이나 페인트 제거법, 그리고 반도체 세정에 주로 사용하는 아이스블라스터를 이용하는 방법 등도 검토했다.

유기용제는 페인트를 녹이는 작용을 하고 습포제는 이 유기용제가 급속히 마르는 작용을 막고 유기용제에 녹아나온 페인트를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습포제가 페인트를 흡수하면 얼굴에 팩을 바른 것처럼 하얗게 굳는다. 이를 저압스팀세척기를 이용해 세척한다.

보존과학실 김사덕 연구원은 "페인트 제거 작업은 처음인데다 비석의 풍화가 심해 조심스러웠다"며 "4개월간 예비실험을 거쳐 작업하는데 약 2000만원 가량 들어갔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