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무예「택견」스포츠로 "첫 걸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한국의 전통 맨손 무예 택견이 서울에서 처음으로 전국대회를 가졌다. 그동안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택견 중흥에 앞장섰던 대한 택견협회(회장 이상훈·부산일보 주필)가 지난 8일 동국대 체육관에서 개최한 제3회 전국 결련 택견대회에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를 비롯 전국의 19개 대학팀과 과학기술원, 경남공고 등 모두 32개 팀이 참가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현재 주요 무형 문화재 제76호로 지정되어 있는 문화재 택견과는 약간의 차이점을 갖고 있긴 하다. 그러나 문화재로서의 보존보다 대중화해야 한다는데 목표를 갖고 부산에서 설립된 대한 택견협회는 85년 첫 대회, 그리고 지난해의 제2회 대회 경험을 토대로 경기방식을 확립하고, 서울 무대로의 진출을 위해 협회 이용복 부회장이 직접 강남구 신사 동에 중앙 전수 관을 개설, 본격적 전수활동을 시작하면서 이번 대회개최로 택견 대중화에 승부를 걸었다.
택견의 경기방식은 직경 8m의 매트중앙에 지름 2·5m의 원을 그려 두고 중앙에 마주서서 손질 및 발길질로 상대를 쓰러뜨리는 것.
손발 질로 상대의 무릎이상 부위가 바닥에 닿게 하거나, 목 이상 부위를 공격하여 균형을 현저하게 깨뜨렸을 때 또는 두발이 공중에 뜬 상태에서 발질로 상대가 두 걸음 이상 물러서게 하면 이긴다. 특히 구기종목의 서브처럼「대접」을 의무규정으로 두었다. 대접이란 상대가 시간적 공간적으로 유리한 공격기회를 갖도록 한쪽 발을 상대방 공격 가능거리에 내주는 것이다.
과거 결련 택견이 씨름이나 투석전처럼 마을과 마을사이에 겨룸의 수단이었다는 데 착안, 승부를 결정짓도록 하자는 해석에 따라 개인전은 3분 3회전, 5명이 나서는 단체전은 3분 단판 승의 현대식 투기스포츠형식으로 전국대회를 개최하기에 이른 것이다. <김인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