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 합격에도 '특목고의 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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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외국어고와 과학고 등 특목고 출신들이 국가고시에서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가 최근 몇 년간의 사법시험.행정고시.외무고시 합격자들의 출신 고교를 자체 분석한 결과다.

지난해 외시 합격자의 39%, 행시 합격자의 23%, 사시 합격자의 17%가 특목고 출신이었다. 전국 50개 특목고 재학생(2만8150명)이 전체 고교생(180만3998명)의 1.56%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다.

특목고 출신 고시 합격자 비율은 매년 커지는 추세다. 합격자 수 상위 10위권 학교도 대부분 특목고가 차지했다.

◆사법시험=2003년 5%(50명)에 그쳤던 특목고 출신 사시 합격자 비율이 2005년 11.9%에서 지난해는 17%(169명)로 올라갔다. 지난해 사시에 합격해 올해 사법연수원에 입소한 993명의 출신 고교를 분석한 결과 10명 이상 합격자를 낸 7개 고교 중 6곳이 특목고였다. 대원외고가 46명으로 1위였다. 이어 한영외고(24명), 명덕외고(18명), 안양고(12명), 대일외고(11명), 대전외고.이화외고(이상 10명) 순이었다. 지난해 사법연수원 입소자 중에도 대원외교 출신이 51명으로 가장 많았다. 대원외고는 최근 7년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반면 최근 10년간 판검사 임용 1위를 기록한 전남 순천고는 지난해 합격자가 4명에 그쳤다.

◆행시와 외시=행시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행시에 합격해 올해 부서 배치를 받은 신임 사무관 297명의 출신 고교를 살펴보니 합격자 수 상위 20위에 특목고가 11곳이 포함됐다. 대원외고(11명)를 필두로 명덕외고(8명), 경기과학고.한영외고(이상 6명), 대일외고(4명) 등 상위 1~5위를 특목고가 휩쓸었다. 전체 특목고 출신 합격자는 69명으로 전체 합격자의 23%를 차지했다. 4명 중 1명꼴이다. 경기고.서울고.전주고는 합격자가 한 명뿐이었고 경북고.용산고는 한 명도 없었다.

특목고 돌풍은 외시에서 특히 거세다. 2005년 합격자 19명 중 특목고 출신이 6명(31.6%)이었고 지난해는 합격자 18명 중 7명(39%)이나 됐다.

박신홍.정용환.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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