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기금」대출업무 취급싸고/은행­「중진공」줄다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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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근 은행들이 중소기업 구조 조정기금을 대출해 주면서 「꺾기」 등을 강요한 사실이 말썽을 빚으면서 이 기금의 대출업무 취급을 놓고 은행과 중소기업진흥공단 사이에 줄다리기가 벌어지고 있다.
은행측은 중진공에 이 업무를 맡길 경우 또 다른 금융기관이 인정되는 셈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인 반면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선 자신들이 직접 대출을 맡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민자당이 대선공약으로 중진공 입장을 지지하고 나서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이같은 공방은 은행이 조달한게 아니라 나라 돈으로 지원되는 기금을 은행이 대출해주면서 80%가 꺾기를 강요했다는 중진공의 조사 결과(중앙일보 8일자 경제면 보도)가 나온 이후 가열됐다.
중진공은 은행측이 정부의 정책자금 대출을 대행할 뿐인데 이를 악용해 꺾기를 강요하고 은행이 받는 수수료 1.4%를 합쳐 금리가 평균 8.4%(꺾기 당할 경우 11.3%선)에 이르는데 자신들이 직접 하면 7%선으로 낮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는 전국적으로 수만개에 이르는 중소기업이 각 도와 직할시 등 8개 지부 밖에 없는 중진공에서 대출을 받으려면 기업들이 불편을 느낄 수 밖에 없으며 말썽이 된 꺾기나 2중으로 내야 하는 서류제출 등의 문제들은 제도개선으로 고쳐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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