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지역정보화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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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본 오이타(대분)현에 있는 소도시 히타(일전) 지역에「피노키오 스쿨」이란 곳이 있다.
이곳은 삼나무(삼)가 울창한 산 속에 묻혀있어 마치 피노키오의 집과 같은 동화 속 분위기에 가득 차 있다
통나무로 지은 여러 채의 건물도, 그 안에 있는 책상·걸상 등 모든 집기까지 온통 삼나무로 되어 있다
그러나 이 학교는 단순한 놀이터가 아니다. 일본 정부가 텔레토피아계획의 하나로 미래사회에 대비해 만든 컴퓨터교육장이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PC(개인용 컴퓨터) 교육은 물론 유선TV·비디오텍스 멀티비전·화상전화 등 정보사회의 뉴 미디어들을 장난감처럼 만지고 놀면서 쉽게 익히도록 만든 놀이동산이다.
어린이 휴게실은 다다미가 깔린 일본 전통시방으로 꾸며져 있고, 목공예실 에서는 삼나무로 목공예 제품을 만들어 팔기도 하고 공예교육도 시키고 있다.
삼나무는 이 지역의 자랑이자 특산물이 되어왔다. 이곳의 역사와 문화는 삼나무를 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피노키오 스쿨의 발상은 밀려오는 컴퓨터 문화를 전통문화와 동화적인 친근감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목시키려는 데 있다 일본은 컴퓨터와 통신을 연결한 지역정보화사업이 시금 한창 진행중이다.
정보화야말로 지역 특산물의 생산성·경쟁력을 길러줄 뿐 아니라 기역간의 균형성장을 촉진해 주어 일본의 잠재력을 길러주는 큰 힘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도 이미 지방화시내가 열리고 있다. 머지않아 농어촌을 포함한 모든 지역은 저마다 다양한 개발정책에 경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에 틀림없다. 아울러 야심적인 정보화 정책도 등장할 것이다..
그러나 정보화의 성패는 언제나 해당업무에 정통한 당사자가 주역이 되어 자발적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 지역 특유의 맛과 향기와 명예가 담긴 개성적인 문화 유산이나 특산물개발에 눈을 뜬 곳이 정보화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한국정보문화센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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