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요구·불만 직접 찾아 나서라”/「소비자만족 경영」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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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영업사원·연구원 의견존중/가전사 등 적극 활용… 「품질개선」에 박차
소비자를 어떻게 만족시키는가를 경영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받아들이는 소비자 지향의 이른바 소비자만족(Customer Satisfaction:CS) 경영을 채택하는 기업이 늘고있다.
유통시장 개방으로 시장환경이 바뀌고 최근의 경기부진으로 국내 시장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요구와 의식변화에 맞추지 않고서는 기업자체가 생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공급자 중심(Sellers market)에서 소비자 위주(Buyers market)의 CS제도를 도입하는 회사는 우선 회사의 조직체계 개념부터 뜯어고치고 있다.
CS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삼성물산은 그동안의 사장­중간간부­사원­소비자라는 피라미드 형에서 거꾸로 소비자를 맨꼭대기에 올리고 다음으로 사원­중간간부­사장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역피라미드 형의 조직도로 바꾸었다. 삼성물산의 변종경기획부장은 『지금까지는 고위경영진의 의사결정이 가장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소비자의 욕구변화를 가장 정확하고 가장 빨리 읽을 수 있는 일선 영업사원과 연구원의 의사결정이 회사경영에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국내에서는 과점형태의 시장지배에서 유통시장의 개방으로 큰 타격을 받을 가전3사가 CS경영의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우리나라 소비자 입맛에 맞는 한국형 가전제품의 개발로 내수시장을 방어한다는 전략을 세운 삼성전자와 금성사의 경우 올해초 아파트형 생활연구소를 만들어 여사원이 가정처럼 실제로 생활하도록 하고 여기에서 나오는 기존 가전제품의 불만과 고객의 새로운 요구를 받아들여 신제품 개발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금성사는 이같은 방법으로 58종의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4백여가지의 품질개선 아이디어를 얻었으며 삼성전자도 연구소의 생활연구 결과와 주부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 지향의 제품인 삶는 세탁기를 개발해냈다.
삼성물산도 CS경영원칙에 따라 실제로 일선 사원들이 제기한 고객불만 건의를 받아들여 소비자가 원할 경우 48시간 이내에 구매한 옷을 수선,집으로 배달해주는 홈익스프레스 제도를 채택해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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