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명성황후 7세 때 쓴 친필족자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명성황후가 일곱 살 때 쓴 것으로 추정되는 친필 족자가 공개돼 관심을 모은다. 지난 80년에 조직된 명성황후 현창회를 이끌고 있는 민영복 회장(70·전 중앙대교수·사학)은 19일 자신이 간직해오던 명성황후의 친필족자를 공개했다.
명성황후의 친필은 그가 왕비의 자리에 오른 후 쓴 것들이 종종 발견되곤 했으나 국혼 전의 어린 시절 글씨가 발견된 것은 드문 일이다.
중국 노방으로 된 천에 먹 글씨로 『자전중교지가』(법을 스스로 존중하는 사람끼리 서로모이는 것이 좋다)라 쓰인 이 족자는 한 쌍으로 이루어져 있다. 부귀다남이라는 글씨와 나비·모란·봉황 등의 문양이 금물로 새져져 있는 비단보에 싸여 전해지고 있는 데다 표구도 비단을 사용하고 있어 귀한 이의 글씨임을 보여준다.
민 회장은 『일곱 살이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글자에 힘이 들어있다』면서 『어릴 때부터 강한 신념과 지조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민 회장이 이 친필 족자를 보관하게 된 것은 그가 명성황후의 초상화를 그의 친가 쪽으로부터 확인 받은 것이 인연이 됐다. 프랑스에 살고있는 한 교포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동양왕실의 초상화가 실린 책자에서 명성황후의 초상화를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자 이를 여흥 민씨 종친회를 통해 확인코자 했던 것. 이때 이를 확인하기 위해 왔던 종친 민병호씨가 명성황후의 재조명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민 회장의 노력에 감복, 집안에 전해 내려오던 이 족자를 『연구에 보탬이 됐으면 한다』는 말과 함께 건네주었던 것이다.
이 친필족자의 원 소유주인 민병호씨는 명성황후의 친가 쪽 조카인 민영익씨의 손자.
민 회장은 한말 비빈사를 연구하면서 일본이 명성황후를 엄청나게 왜곡시켰음을 확인, 그에 대한 바른 평가를 통해 역사 속에서 잃어버린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에 전생을 바쳐오고 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