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컴퓨터가 이룩한 「크레디피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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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는 지금 카드시대에 살고 있다.
은행카드, 외국신용카드, 백화점·호텔·의류점 카드등 등 일일이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신용카드를 가지고있는 사람이 우리나라에만도 1천만명에 가깝다.
전세계에서 유통되고있는 신용카드는 대략5억2천만개. 지난해에만 7천6백억 달러가 넘는 돈이 현금 아닌 신용만으로 거래됐다.
명함 만한 보잘 것 없는 플래스틱카드 하나만을 믿고 세계 도처에서 엄청난 물량과 서비스가 오갈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정확하게 신용카드의 온라인조회서비스가 시작된 것은 88년1월부터다. 그전에는 신용카드의 신용도나 보급률이 매우 낮았다. 거래 때마다 점포주인은 카운터 밑의 두꺼운 블랙리스트를 뒤지느라 시간을 끌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무효·도난·분실·거래정지나 한도를 넘긴 카드까지를 그 자리에서 순식간에 가려낼 수 있다.
컴퓨터와 통신기술의 위력 아니고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신용사회의 기반구조가 이렇게 닦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앞으로10년이 채 못가 오늘의 신용카드는 또 한번 변신할 것이 틀림없다. 이미 서구에서는 현재 카드(MS카드)의 결점을 보완한 마그네틱스트라이프 띠가 있는 IC카드가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카드라고도 하는 이것은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보다 많은 정보를 기억할 수 있어 한 개의 카드 속에 진료·신분증명·신용·운전면허카드까지 겸하는 다기능 카드사회를 열어줄 것이 분명하다.
그때야말로 사회구성원의 정직성과 신용 전반에 대한 엄정한 사회적 평가가 개인생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진짜 신용사회로 성큼 다가설 것이다. 【백석기<한국정보문화센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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