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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 이끄는 '미국통 형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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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앞으로 중국이 미국과 외교 전쟁을 벌일 때 형은 앞에서 진두지휘하고 동생은 뒤에서 밀어주는 형국이 될 것이다."

5일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 소식통은 정년 퇴임한 리자오싱(李肇星)에 이어 4월 말 중국 외교 수장에 오른 양제츠(楊潔.57.(左)) 신임 외교부장과 그의 친동생인 상하이(上海) 국제문제연구소 부소장 양제몐(楊潔勉.56.(右))의 이야기다.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소는 상하이 시정부 산하 기구로 외교와 안보 정책을 연구하고 정례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는 일종의 싱크탱크.

중국사회과학원의 한 국제정치전문가는 "양 부소장은 중국의 대미 외교에 도움이 되는 보고서와 논문을 자주 발표하는 대미 외교 전문가"라고 말했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 가문과 가깝고 주미 중국 대사를 지낸 형과 마찬가지로 동생도 미국통(通)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양 부소장은 '변화중인 세계와 중국의 국제전략'이란 부제가 붙은 '대합작(大合作)'이란 책과 '냉전 이후의 중미 관계' 등의 연구서를 여러 권 출간했다.

양제츠.제몐 형제의 부모는 상하이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지식인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정확한 이름과 직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부친이 이들 형제의 이름을 지어준 배경은 외교가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 형제의 부친은 1950년 5월생으로 범띠인 양 부장의 이름 끝자리에 호랑이 호(虎)자를 넣되 강한 기질이 겉으로 너무 드러나지 않도록 배려했다. 그래서 구멍이 여덟게 뚫린 전통 악기를 뜻하는 '피리 지()자'를 택했다고 한다.

51년생으로 토끼띠인 둘째는 성정이 너무 유약해질 것을 경계해 토끼 토(兎)자에 힘력(力)자를 붙여 '힘쓸 면(勉)자'로 이름을 지어줬다는 것이다.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 외교의 향방을 가늠하기 위해서 외교 최전선에서 활약하는 양씨 형제의 움직임도 주시할 필요가 있게 된 것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바로잡습니다 '중국 외교 이끄는 미국통 형제' 기사의 관련 사진 중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부장이 저우원충(周文重) 주미 중국대사의 것으로 잘못 나갔기에 바로잡습니다. 나이도 양제츠 부장이 57세, 동생 양제몐(楊潔勉)은 56세이기에 바로잡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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