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복싱 중량급에만 몰린다|작년부터「인기체급」중심이동 뚜렷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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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중강경약」으로 치닫는 한국아마복싱의 변화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말 91호주세계선수권대회부터 일기 시작한 경량급에서 중량급으로의 중심이동현상이 올들어 잇단 국내외대회를 통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21일부터 잠실실내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제13회 회장배 중·고 대회와 함께 벌어지고 있는 제42회 대학선수권대회에는 최경량 체급인 라이트플라이급(48kg이하)에 단 한명의 선수도 출전치 않아 이 체급 경기가 아예 없어지는 복싱사상 초유의 희귀한 해프닝이 벌어졌다.
반면 고작해야 한 두명의 선수가 출전, 우승과 준우승을 나눠가지게 마련이던 91kg이상의 슈퍼헤비급엔 경량급의 황금체급으로 불리는 밴텀급(51∼54kg)의 6명보다도 1명이 더 많은 7명의 선수가 대거 출전, 치열한 정상다툼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중·고등부도 마찬가지로 회장배대회 중등부의 경우 90년까지는 가장 무거운 체급이 웰터급(63·5∼67kg)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부터 그 이상의 체급이 신설되기 시작, 올해는 라이트미들급(67∼71kg)과 미들급(71∼75kg)에 각각 3명씩의 선수가 출전하기에 이르렀다.
또 고등부도 경량 전체급의 선수가 반수이상 줄어든 반면 비교적 무겁게 느껴지는 웰터급이상에선 오히려 3∼4명씩 증가, 좋은 대조를 보이고 있다.
숫자의 격감은 질적 저하를 동반, 스카우트를 위해 경기장을 찾은 대학감독들이 경량급에서 좋은 선수를 구하지 못하는 예전에 보기 힘든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5명의 선수를 뽑을 계획인 정기영(정기영) 서울시청감독은 중량급에서 3명을 선발했으나 이제까지 라이트플라이급과 플라이급에 마땅한 선수를 찾지못해 애를 태우고 있고 엄규환(엄규환) 한체대감독도 8명의 신업생 중 중량급에서만 6명을 충원했을 뿐이다. 복싱인들은 이 같은 현상이 전반적인 국민체위향상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구조적 문제이니 만큼 앞으로는 중량급이상을 메달박스로 집중 육성하는 방향전환이 시급치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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