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화대출자금 이자/국제금리보다 높아 반발/시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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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시설투자 확대를 위해 기업이 해외에서 들여오는 시설재 자금중 외화대출비율을 다시 높이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에서 시중은행에 지원하는 외화대출자금의 이자가 국제금리보다 높아 시중은행들이 반발하고 있다.
17일 한은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1일 외화대출한도를 종전 3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10억달러 늘려주면서 이 10억달러를 외국에서 들여오지 말고 모두 한은 외환보유고에서 가져다 기업에 대출해주도록 했다. 한은은 이 자금에 대한 이자를 런던은행간 대출금리인 LIBOR+0.5%로 정하는 한편 한은에서 요구하면 언제든지 상환하는 조건을 달았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직접 해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경우 최근 국제금리가 낮아 LIBOR보다 0.1내지 0.15%만 더주면 가능한데,한은이 외환보유고에서만 갖다 쓰도록 제한하면서 금리마저 높아 시중은행의 수익이 한은으로 들어가고 있다며 지나친 행정편의주의라며 반발하고 있다.
은행들은 기업들에 평균 LIBOR+2%의 금리로 시설재수입에 필요한 외화자금을 빌려주고 있는데,한은에 높은 이자를 줌으로써 그만큼 자기몫으로 돌아올 이익이 줄어들고 영업활동이 위축된다는 주장이다.
한은측은 규모가 크고 그동안 해외자금을 들여온 경험이 많은 일부 시중은행으로 보면 이 금리가 높을 수 있지만,지방은행이나 규모가 작은 시중은행으로 보아서는 무리한 금리수준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은관계자는 7월말 현재 외환보유고가 1백52억달러로 올들어서만 15억달러나 늘어나 무리하게 경쟁하며 외국에서 자금을 들여오지 말고 한은의 외환보유고를 쓰도록 했으며,빌린뒤 6개월이 지나면 은행이 판단해 다른 자금으로 바꾸면서 갚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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