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당 도난수표 또 발견/이번에도 우체통서 9백만원/자작극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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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민자당 서울시지부에서 도난당한 4억4천만원중 3억6천만원이 14일 우체통에서 발견돼 회수된데 이어 16일에도 10만원권 자기앞수표 90장(9백만원)이 똑같은 방법으로 봉투에 넣어진채 우체통에서 발견돼 서울 광화문우체국을 통해 민자당측에 반환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번 도난사건이 추석 격려금 명목으로 노태우대통령·김영삼총재가 당 간부들에게 거액의 돈을 내려보낸 사실을 폭로하기 위한 계획적인 「자작사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에 활기를 띠고 있다.
16일 회수된 수표는 14일 처음 고액수표 뭉치가 발견된 서울 세운상가옆 우체통에서 1백m쯤 떨어진 또다른 우체통에 흰 봉투에 넣어져 있었으며 겉봉에 역시 「민자당 서울시지부」라고 쓰여 있었다.
경찰은 시지부건물과 인접한 음식점주인(55)으로부터 14일 『일요일인 6일 자정쯤 문제의 금고가 있던 1층 사무차장실에 불이 켜진채 직원으로 보이는 두 남자가 서성거리는 것을 창문을 통해 목격했다』는 진술을 받아 이들이 범인이 아닌가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결과 ▲전경이 24시간 엄중 경비를 펴는 특수시설인데다 외부침입 흔적이 없고 ▲지불정지요청과 동시에 사용하지 못하게 될 고액권 수표들을 일부러 빼갔으며 ▲지부안에서 평소 계파간 갈등과 알력이 심했다는 내부진술 등으로 미루어 정략적인 목적에서 비롯된 내부자 범행이라는 심증을 굳히고 있다.
민자당 서울시지부측은 15일 오후 도난당한 돈중 3억6천만원이 회수됐다는 이 날짜 중앙일보 단독보도 내용을 시인,『당초 금고에 4억4천만원이 들어있었으며 1백만원권 이상의 자기앞수표 3억6천만원은 찾았으나 나머지 현금·10만원권수표 8천만원은 아직 회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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