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대표 “기대크다” 화답/고위급회담 남 대표단 평양행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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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판문점 짙은 안개 걷히자 “회담도 이렇게…”/“한중수교 예상한 일” 북 기자들 애써 태연
화해·불가침·교류협력 등 3개분야 부속합의서 채택 문제를 비롯,핵문제·이산가족 방문단 교환 등 남북사이의 현안을 폭넓게 다루기로 예정된 8차 평양회담을 향해 우리 대표단이 떠나는 15일 아침 판문점에는 짙은 안개가 깔려 있었다.
○…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정원식국무총리일행은 15일 오전 9시30분쯤 북측이 제공한 벤츠승용차가 12대에 나눠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지역인 통일각에 도착.
정 총리일행은 마중나온 김광진인민무력부 부부장 등 북측 대표 4명의 영접을 받고 반갑게 재회. 이에 앞서 남측대표 일행은 평화의 집까지 영접나온 최우진 북측대표의 안내를 받았는데 북측은 과거와 달리 우리측 기자단 단장에게까지 승용차를 배정하는 등 배려. 양측 대표들은 이날 아침 판문점일대에 짙게 깔렸던 안개가 출발무렵 말끔히 개자 『이번 회담의 전망도 이처럼 밝았으며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 특히 영접나온 북측의 최 대표는 회담의 전망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맑게 갠 하늘을 보며 『(회담전망이) 언제나 밝은 것 아닙니까』라고 웃으며 대답.
○…이날 판문점에는 지난 6차 회담때와는 달리 북측 안내원과 기자들이 대거 몰려나와 눈길.
50여명의 북측 안내원들이 군사분계선 바로너머 판문각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오전 9시15분쯤 우리측 기자단과 수행원이 오자 영접.
남측 대표단의 이동복대변인은 이날 오전 9시5분쯤 「판문점 통과성명」을 발표,『이번 회담에서 남과 북이 부속합의서를 비롯한 몇가지 현안을 타결짓고 본격적인 남북화해·협력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
이 대변인은 이어 『상호 핵사찰을 조속히 실현해 비핵화 공동선언을 준수할 것을 북측에 강력히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함께 『무산된 이산가족 노부모 방문단 교환사업이 아무런 전제조건없이 조속히 실시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에 앞서 정 총리 등 우리측 대표단은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으로 마중나온 최우진 북측대표 및 최봉춘책임연락관과 대표대기실에서 약 5분간 환담.
정 총리가 먼저 북측 최 대표에게 『최 선생의 표정이 밝은 것을 보니 회담이 잘 될 것 같다』고 인사말을 건네자 최 대표도 웃으며 『정 선생의 평양방문이 이번으로 세번째니 결실이 있지 않겠느냐』고 화답. 최 대표가 『우리는 이번 회담에 기대가 많다』고 말하자 정 총리도 『우리도 정말 그렇다』며 『작년 10월 4차 회담 이후 느리지만 한걸음씩 진전돼온 만큼 이번에도 진전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기대감을 표시.
○…판문점에 나온 북측기자들은 최근의 한중수교와 관련,애써 관심을 표시하지 않으면서도 고위급회담 등 북한의 대외정책에 전혀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 한 북한기자는 『뻔한 일 아니냐. 우리도 그 정도는 예상했다』며 『더 이상 얘기할 가치가 없다』고 언급.
또 다른 북한기자는 『한중수교의 여파가 고위급회담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며 『우리는 그보다 더한 격동을 여러차례 겪었고 이를 극복해왔다』고 강조. 그는 또 『한소수교때 보인 반응과 비교할 때 최근 북한이 보이고 있는 무반응은 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남측기자의 말에 『정치판이 다 그런 것 아니냐』며 일축.
○…고위급회담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기차가 아닌 개성∼평양간 고속도로를 이용한 고위급회담 남측대표단은 2시간만에 평양에 도착.
이동복남측대변인은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한 직후 성명을 통해 『우리 대표단일행을 변함없이 반갑게 맞이해준 평양시민과 북녘동포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남녘에 있는 4천3백만 동포를 대신해 북녘동포 여러분에게 동포에 넘치는 따스한 인사를 전한다』고 발표.<평양=김영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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