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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회장 "휴대폭 혁명, 전세계 모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I googled you.(당신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봤어요.)"

영화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에서 휴 그랜트는 이렇게 말한다. '구글하다'. 사랑하는 여인 드루 베리모어를 검색해봤다는 의미다. 구글을 하나의 동사로 인식시킨 기업. 세계 인터넷 검색 시장의 절반과 미국 인터넷 검색 시장의 64%를 거머쥔 이 회사 CEO 에릭 슈미트를 30일 오전 서울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 호텔에서 만났다.

◇"난 지금 IT의 심장부에 와있다"

오전 특별강연에서 슈미트 회장은 한국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국을 '거대한 실험실'에 빗댔다. "세계 최고 수준의 IT기술과 기술에 민감한 유저들이 모여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서도 그는 다양한 국내 사업 파트너를 언급하며 "구글에게 한국은 굉장히 특별한 나라"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구글 첫 화면을 디자인하는 재미교포 데니스 황을 거론하기도 했다. 데니스 황은 광복절에 태극기와 무궁화로 단장한 구글 로고를 노출해 큰 화제를 모은 구글 본사의 로고 디자이너다. 슈미트 회장은 "한국은 정부의 통찰력을 통해 초창기부터 인터넷을 사용해왔고, 초고속 인터넷 보급률이 80%에 이른다"며 "수십년간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휴대폰에 주목하라"

"전 세계 모든 데이터를 서버에 올려놓는다. 그러면 유비쿼터스 기기를 통해 언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슈미트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 상황을 "은행에 맡긴 돈을 짊어지고 다닐 필요 없이 전 세계 어디서든 카드로 인출할 수 있게 된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슈미트 회장은 특히 휴대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PC보유자보다 훨씬 더 많은 10억 명이 휴대폰를 가지고 있다"며 '휴대폰 혁명'에 비견했다. 그는 "한국이나 미국과 달리 휴대폰을 통해 처음 인터넷을 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며 "휴대폰에만 집중해선 안되지만,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다시 말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정보 소비 방식이 등장했다"며 "세계인이 정보를 함께 공유하고 소비하는 세상을 꿈꾸며 연구 개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온라인 광고회사"

이날 슈미트 회장은 구글을 "검색으로 시작해 세상에서 가장 큰 온라인 광고회사가 된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구글은 검색으로 세계 시장을 제패했다. 슈미트 회장은 광고를 새로운 콘텐트로 분류했다. "개인화된 광고"에 '기술'을 더하면 그 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유저들의 관심도를 고려하지 않은 무차별 광고에 회의적이다. 그래서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구글의 검색 기술을 접목해 순위를 매기기 시작했다. 유저들이 즐겨보는 광고와 외면하는 광고를 구분해 광고주에게도 알려준다. "광고는 순위를 매길 수 있는 콘텐트가 됐다"고 슈미트 회장은 말한다. 그는 "7800억 달러 규모의 광고 시장은 아직도 상당한 개선의 여지가 있다"며 "광고를 정보로 취급하면 가치가 더욱 배가된다"고 강조했다. 무의미한 여러 개의 광고 대신 유저들에게 의미있는 소수의 광고로 승부한다는 게 슈미트 회장의 구상이다.

◇내일 뭘 검색해야 할지 알려주는 검색 서비스"

슈미트 회장은 세계 검색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면서도 "검색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가 꿈꾸는 구글 검색은 유저들에게 '내일 무엇을 검색할지 제안할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다. 일상생활의 하나가 되는 서비스가 구글 검색의 지향점이다. 그는 이날 "몇 시간 뒤 샌프란시스코로 날아가 발표할 내용"이라며 새로운 지도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다. 원하는 지역의 작은 골목길까지도 사진으로 찍힌 실사 이미지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낯선 나라의 처음 가보는 거리도 미리 가본 듯 경험할 수 있다며 프리젠테이션 파일로 시연해보였다. 슈미트 회장은 "이 서비스를 구글 어스나 구글 맵스에 접목하고, 전 세계 모든 지역으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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