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이동전화 디지틀 방식으로 「수용」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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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동전하서비스의 제2사업자 선정이 차기정권으로 이양돼 서비스사업 시기가 당초 94년 초에서 사실상 95년 이후로 넘어가게 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사업자 선정기준도 시대에 뒤떨어진 애널로그 시스팀이 아닌 디지틀 시스팀에 의해 결정해야 한다고 관련 학자들은 충고하고 있다.
연세대 공대 박한규 교수(전자공학)는『사업자선정과 서비스시기가 어차피 늦어진 바에야 첨단 디지틀시스팀에 의한 서비스가 곧바로 도입되도록 선정방안이 마련돼야 업체의 중복투자를 막고 많은 가입자를 수용하는 등 2중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최종 선정심사에 참가했던 중앙대의 김정기 교수(전자공학)도『미국·일본 등도 93년부터 디지틀 이동전화시스팀 중 하나인 TDMA(시분할다중접속)시스팀을 상용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애널로그시스팀이란 송신자의 음성을 전류의 세기로 바꿔 전달해 수신자에게 도달할 때는 다시 음성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현재 한국이동통신에 의해 서비스되고 있는 이동 전화 시스팀은 AT&T(미전신전화주)의 벨연구소에서 지난 84년 도입한 애널로그 방식의 AMPS(Advanced Mobile Phone Service)셀룰러시스팀 이다.
이 시스팀은 한정된 주파수로 이용자가 사용하고 난 주파수를 재 사용하는 개념으로 주파수대역이 제한돼 있어 가입자 폭증에 따라 새로운 주파수를 다시 할당받지 않을 경우 더 이상의 가입자수용이 어렵다.
국내의 카폰과 휴대폰 가입자수는 지난 8월말 현재 전국 총22만 8천 60여명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이동통신에 할당된 주파수는 15㎒ 4백99채널로 수용한계는 약 30만 가입
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체신부로부터 새로운 주파수를 추가로 할당받지 않는 이상 국내의 이동전화는 곧 수용한계에 이르러 새 가입자를 받을 수 없게 되는데 체신부로서는 제2사업자를 위해 남겨놓은 주파수 외에는 따로 배정할 주파수도 없는 상태다.
반면 디지틀시스팀은 송신자의 음성을 전류의 세기 대신컴퓨터통신처럼 0과1의 부호로 바꿔보내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접속방법에 따라TDMA·CDMA·ETDMA·FDMA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 애널로그시스팀에 비해3∼20배의 수용능력을 가지며 잡음이 없는 등 통화품질도 깨끗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이중 TDMA방식은 같은 채널에 다수의 가입자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시간단위로 분할 접속하는 방식으로 애널로그시스팀에 비해 3∼6배의 가입자를 수용할 수 있다.
미국은 지난88년부터 이 방식의 도입을 결정해 시스팀을 완성, 내년 초부터 실용화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CDMA(코드분할 다중접속)는 미국의 콸콤사가 현재 개발중인 획기적인 디지틀 접속 방식으로 애널로그에 비해 무려 15∼20배의 수용량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한편 ETDMA(확장시분할다중접속)는 TDMA방식을 보다 확장시킨 것으로 미국의 휴스·알카텔사 등이 현재 시스팀을 개발 중에 있다.
이 시스팀은 애널로그에 비해 10∼12배의 수용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아직 기술개발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다.
김정기 교수는『이 같은 디지틀 방식 중에서 우리 나라가 어느방식을 채용할 것인지 정부가 하루 빨리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앞으로 사업을 희망하는 업체들이 디지틀 방식에 의한 기술설계도를 작성하는데 만도 6개월∼1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무부처인 체신부는 지난89년부터 4백41억원의 예산을 배정, 디지틀시스팀의 개발을 위해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 의뢰해 본격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는 당초 TDMA의 개발을 염두에 두었으나 최근 콸콤사의 CDMA방식이 가장 수용량이 큰 첨단 시스팀으로 판단해 이의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이미 한국전자통신연구소의 연구원 5명이 지난해부터 콸콤사에 파견돼 CDMA의 상용화를 위한 공동연구에 착수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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