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품 불매는 일시적 현상”/대만 신문국장 호지강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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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냉정 되찾아 양국우호 회복해야/한때 「북한카드」사용 검토했었다
대만 행정원 신문국장(공보처장관) 후즈창(호지강)은 26일 본사 특별취재팀과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중국 수교로 악화된 한국­대만 관계는 노태우대통령의 퇴임 후인 내년 2월에는 긍정적인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대만간에 발생한 최근의 정세변화(단교)에 대한 입장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단교가 바로 단선(우의단절)를 뜻하지는 않는다. 우리 국민과 한국 국민은 사고방식 등에 있어 매우 유사하다.
­그러나 최근 대만의 보도를 보면 분위기가 다른 것 같은데.
▲현재 대만의 분위기는 보도내용과 별개라는 것을 당신들도 인정할 것이다.
현재 절대다수의 중화민국 국민들은 「노태우선생」(선생은 「씨」의 뜻)에 대해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이런 불만이 한국 국민들에게까지 확대돼서는 절대 곤란하다.
정부간 단교가 양국민간의 우의까지 끊지는 못할 것이다.
­대만정부와 언론은 한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이는 양국민의 우의에 악영향을 주지 않는가.
▲솔직히 말해 「노 선생」의 이번 결정(수교)을 박노영주대북 한국대사도 몰랐다는 사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한국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특명전권대사도 신임하지 못하는가. 한국정부 당국자들은 「새 친구를 위해 옛친구를 버릴 수 없다」고 누차 강조했지만 결국 배신했다.
­대한경제조치는 언제까지,어느 정도로 계속될 것인가.
▲현재 상황에서는 경제제재라고 할 수 없다. 민간단체에서 인삼 등 한국상품에 대한 불매운동 등을 벌이고 있으나 일시적이고 감정적인 것이다.
­항공기 운항중단·반덤핑 제소움직임 등은 명백한 제재가 아닌가.
▲항공협정 등은 정부간 협정이다. 단교되면 협정도 무효가 된다. 서로 실제적 입장에서 재협상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우리보다 한국에 달려있다.
­이번 외교적 변화가 북한에 어떤 영향을 줄 것으로 보는가.
▲북한 역시 중공에 대해 불만을 느낄 것으로 보이나 현재까지 공개적 반응이 없다. 이 문제는 한­중(대만)간 전통적 우의 등 특수관계,중공의 6·25 당시 무력침략,한국의 북방정책,공산주의 붕괴추세 등 네가지 관점에서 봐야 한다.
­대만과 북한은 최근 대표단을 교환한바 있다. 상호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인가.
▲정부간 교류는 없었다. 우리 민간무역단은 세계 어느곳이든지 진출한다. 민간차원의 교류는 가능하다고 본다. 외교부에서 한때 「북한카드」를 이용하자고 제안한 적이 있으나 채택되지 않았다. 우리는 그럴 생각이 없다.
­한국과 귀측의 관계재정립 시기는.
▲노 대통령의 민자당총재 이양,12월 대통령선거,내년 2월 노 대통령 임기만료 등 고비가 있다. 문제는 한국정부가 얼마만큼 성의를 보이느냐에 달려있다. 양국이 감정적 대응을 자제해야 한다.<대북=박병석·유광종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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