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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가끔 우리를 배반한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1호 17면

마틴 파 작, ‘마지막 휴양지’, 영국 뉴 브라이튼, 1985, ⓒ Martin Parr/ Magnum Photos/ 유로포토-한국매그넘

복닥복닥, 법석법석. 돼지우리가 따로 없다.
수영복 차림의 여자들이 버거 가게에서 먹거리를 사느라 장사진이다.
시대는 풍요로워졌다는데 인간사는 더 누추해졌다.
무질서ㆍ과소비ㆍ몰염치…. 쇠락해 가는 해변 유원지 풍경은 우리 삶의 축소판.
망가져 가는 노동 계급의 일상에 카메라를 들이댄 작가의 눈이 날카롭다.
풍자와 역설, 경망과 냉소가 뒤섞인 사진 속으로 들어가면 찍은 이의 마음이 보인다.
영국 사진가 마틴 파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주관적 다큐멘터리’라 부른다.
그는 컬러 색감에서 대량 소비사회의 불길함, 세계화의 불량기를 보았다.
마틴 파가 혁신적인 사진가라 불리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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