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세 런던·파리 제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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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사는 외국인들이 내는 아파트 월세가 세계에서 다섯째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방 3개짜리 고급 아파트를 조사 대상으로 삼았는데 한 달 집세가 평균 6214달러(약 580만원)로 나타났다. 영국의 국제인력컨설팅 업체인 ECA인터내셔널이 전 세계 92개 도시를 비교 조사한 결과다.

서울의 아파트 임대료는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6위)과 파리(10위)를 제쳤다. 집세가 가장 비싼 도시는 홍콩으로 평균 8592달러(약 800만원)였다. 그 다음은 도쿄.뉴욕.모스크바 순이었다. 상위 10개 도시 중 아시아 도시가 절반을 차지했다.

ECA 측은 "아파트 임대료는 외국인이 그 도시에 사는 데 드는 비용이 얼마나 비싼지 말해주는 척도"라고 말했다. 서울은 세계의 다른 도시와 달리 내국인이 사는 아파트와 외국인용 아파트 간의 가격 차가 크지 않다.

이번 조사는 외국인에게 임대하는 고급 아파트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홍콩의 임대료가 1위를 차지한 것은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으로 전 세계 금융업계 관계자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리 퀘인 ECA 홍콩지사장은 "홍콩의 외국인 아파트 임대료가 2005년 15%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또 10%가 올랐다"고 말했다. 홍콩은 면적이 좁아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공급이 한정돼 있다는 점도 월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92개 도시 중 집세가 가장 싼 곳은 케냐의 나이로비였다. 다른 도시들과 똑같은 크기의 고급 아파트를 한 달에 1000달러(약 93만원)면 빌릴 수 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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