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택시, 하이브리드 차로 모두 바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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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가 기증한 하이브리드 택시가 12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다리 아래에 정차돼 있는 모습. 뉴욕시는 모든 택시를 2012년까지 하이브리드로 바꾸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뉴욕 AP=연합뉴스]

미국 뉴욕시의 모든 택시가 2012년까지 휘발유와 전기를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로 바뀐다. 환경 보호 차원에서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22일 NBC 방송의 시사프로 '투데이'에 출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올해 안에 일단 택시 1000대를 하이브리드 차로 교체한 뒤 앞으로 5년간 매년 20%씩 나머지도 모두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현재 1만3000대에 이르는 뉴욕 택시는 90%가 포드 크라운 빅토리아다. 뉴욕 옐로캡의 상징인 이 차는 단단하고 실내가 넓지만, 기름을 많이 먹고 오염물질 배출이 많다는 게 흠이다. 실제로 이 차의 연비는 갤런당 14마일(ℓ당 5.95km)에 불과하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는 갤런당 30마일(ℓ당 12.75km) 이상을 달린다. 매연 배출량도 당연히 적다.

블룸버그는 "주행 거리가 긴 택시 1만3000대를 하이브리드로 바꿀 경우, 공기 정화 차원에서는 개인차 3만2000대를 교체한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브리드의 단점이라면 비싸다는 것. 그러나 블룸버그는 "택시 1대당 연료비를 연간 1만 달러(약 940만원) 정도 아낄 수 있어 전체적으로는 경제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조치는 블룸버그가 도시 업그레이드를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해 온 '뉴욕시 계획 (PlaNYC)'의 일환이다. 그는 2030년까지 뉴욕시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30%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고연비 택시 도입 계획도 이를 위해 시작한 것으로 뉴욕시는 1년 반 전부터 도요타 프리우스와 하이랜더, 렉서스 RX 400h 및 포드 이스케이프 등 네 종류의 하이브리드 택시 400대를 시험운행해 왔다. 뉴욕시는 전기와 디젤을 함께 쓰는 하이브리드 버스의 비중도 높일 방침이다.

한편 친환경 기업을 표방하는 야후는 이번 계획에 동참하는 뜻에서 포드 이스케이프 하이브리드 택시 10대를 뉴욕시에 기증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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