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원 40억빚진뒤 잠적/지역유지들에 빌려써… 부도내고 재산빼돌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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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시 의회의원이 지역구 유지 등으로부터 40여억원의 사업자금을 빌린뒤 부도가 나자 자신의 재산을 친척·직원 등 명의로 빼돌린 혐의로 검찰의 조사를 받게되자 잠적했다.
서울지검 조사부 임정수검사는 15일 서울시 의회의원 정일룡씨(51·민자·동작3선거구)를 사기혐의로 수배하고 법무부에 출국금지를 요청했다.
검찰은 또 정씨의 처남 박용택씨(53) 등 2명을 강제집행면탈 혐의로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부인 박민선씨(49)를 권리행사 방해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검찰에 따르면 경북 문경군 소재 남원광산대표인 정씨는 지난 3월 지역유지 안모씨(63)로부터 1천만원을 빌리면서 약속어음을 끊어준 것을 비롯,지금까지 지역유지 등 수십명으로부터 40여억원을 사업자금으로 차용하고 약속어음·당좌수표를 발행해준뒤 5월4일부터 잇따라 부도를 낸 혐의다.
정씨는 부도직후인 5월13일 자신의 소유인 서울 상도동일대 땅 2백66평을 채권 최고액 20억원에 처남 박씨 앞으로 근저당 설정,안씨 등 피해자들의 채권 확보를 방해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정씨가 회사직원 이모씨(45)와 자신의 광산을 5억원에 임대차하는 계약을 하고 서울 대방동 집도 이씨가 2억원에 전세든 것으로 꾸민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정씨가 시의회의원·민자당지구당부위원장·한국자유총연맹 동작구지부 부위원장 등의 전·현직 직책을 이용,구의원·새마을금고이사장 등 주로 지역유지를 상대로 돈을 빌린뒤 고의부도를 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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