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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4위 황사돌풍/바르셀로나 올림픽 결산(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구소·미·독 아성에 도전장/전종목 고른 기량 돋보여/세계신 흉작… 양궁에선 11개 “봇물”
서울·바르셀로나대회의 메달레이스를 비교하면 가장 큰 특징은 EUN(구소련)·독일의 전력 약화와 중국·쿠바의 급부상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서울올림픽(총금메달수 2백37개)에서 금메달 55개(은 31·동 46)로 당시 동독(금 37·은 35·동 30) 미국(금 36·은 31·동 27)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던 구소련은 이번 올림픽(금 2백57개)에서도 금 45·은 38·동 29개로 미국(금 37·은 34·동 37)·독일(금 33·은 21·동 28)을 누르고 예상대로 종합우승을 차지하긴 했으나 4년전에 비해 세부종목이 늘어났는데도 10개나 뒤지는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는 소련연방이 붕괴돼 과거 소련대표팀의 근간이던 리투아니아·에스토니아·라트비아 등 발트독립국들이 독자 출전했기 때문. 또 메달리스트들에 대해 과거와 같은 중앙정부주도의 메릿 시스팀이 사라져 운동에 대한 열의가 식은 것도 한 원인. 특히 연방 해체와 경제난으로 운동단체 및 선수에 대한 중앙정부의 예산이 대부분 끊겨 유능한 선수·지도자가 제 살길을 찾아 전업 또는 해외진출해 전력이 다소 약화된데 기인하고 있다.
이같은 양상은 EUN이란 단일 깃발아래 출전했던 소련연방이 모두 독자적으로 출전하는 96년 아틀랜타올림픽에서는 더욱 심화,3강의 대열에 들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독일의 전력 후퇴도 주목되는 대목. 스포츠 강국 동독과 서독이 통합,2위는 물론 종합우승까지 예견됐던 독일이 2위 미국에 금메달수에서 4개 뒤지며 3위에 머무른 것은 예상밖이었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독일의 이같은 전력 약화가 통일후의 과도기적 혼란에서 오는 일시적 현상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하면서도 앞으로 구동독과 같은 스포츠 드라이브 정책을 추구하지 않는 한 1∼2위권을 차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독일의 3위 추락은 메달박스이던 수영(서울올림픽 당시 동독 금 11개 획득)에서 겨우 금메달 1개를 차지하는데 그친데다 육상에서도 미국(11개)·EUN(7개)에 크게 뒤진 3개를 획득하는데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중국의 급부상은 이번 올림픽 최대 뉴스. 서울올림픽에서 금 5·은 11·동 12개로 11위에 그쳤던 중국은 이번에는 전 종목에서 고루 강세를 보이며 금 16·은 22·동 16개로 당당히 4강에 진입했다.
중국은 과거 메달종목이던 탁구(금 3)·체조(금 2)·사격(금 2)은 물론 서양선수들의 독무대였던 수영(다이빙 포함 7개)·육상(금 1·은 1·동 2) 등 기본종목에서도 착실한 성장을 거듭하며 소위 「빅 3」로 통칭되던 구소련·미국·독일의 트로이카체제에 도전하고 나선 것이다.
이번 대회는 또 신기록이 가장 적게 나온 대회로 남게된다. 이번 대회에서 수립된 세계신기록은 모두 29개. 이는 서울올림픽(36개)에 비해 7개나 적은 숫자. 더욱이 양궁이 11개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6월 독일오픈대회때 처음으로 적용된 올림픽라운드 기록을 능가하면 모두 세계기록으로 인정되어 양산된 것이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세계기록은 훨씬 줄어든다.
이같은 이유는 폭염으로 인한 컨디션 저하,도핑테스트 강화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이번 대회 최고스타는 남자체조에서 6관왕을 차지한 비탈리 셰르보(21·EUN). 또 같은 EUN의 수영 3관왕인 예브게니 사도비(19),헝가리의 토마시 다르니(25)도 이번 올림픽이 배출한 스타. 사도비는 자유형 4백m·8백m 계영에서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것을 비롯,자유형 2백m까지 석권해 단거리(2백m)·중거리(4백m)를 동시에 제패한 최초의 선수가 됐고 다르니는 왼쪽눈 실명이라는 불운속에서도 남개인 혼영 2백·4백m에서 올림픽 2관왕 2연패를 이룩한 인간승리의 주역이 됐다.<바르셀로나=신동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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