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품 가격경쟁력 더욱악화/산은조사/해외서 4년새 11.7%뒷걸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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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섬유·신발·전자·유화제품 특히 고전/비가격 부문은 5.9% 향상
국산제품의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가격 이외의 부문에서는 경쟁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으나 핵심인 가격경쟁력이 크게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수입품에 비해 경쟁력이 크게 뒤지는 정밀화학·섬유화학·전기전자 등에 대해서는 조정관세 등 탄력관세를 운용하여 국내산업을 보호해 나가기로 했다.
6일 산업은행이 국내 12개 산업분야 2백94개 품목을 대상으로 조사한 「경쟁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87년에 비해 5.8%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중 품질향상 등으로 비가격 부문의 경쟁력은 5.9% 향상됐으나 가격경쟁력은 11.7%나 후퇴했기 때문이다.
산은측은 가격경쟁력이 이같이 떨어진 것은 인건비·금융비용·원자재값 등이 많이 오른 때문이며,비가격 경쟁력이 향상된 것은 가격경쟁력 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기업들이 품질향상 노력을 기울인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품질향상 정도도 뚜렷하지 못한데다 상표인지도·디자인·아프터서비스 등도 수입품에 비해 밀리고 있어 큰 기대를 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87년과 비교한 91년 경쟁력 동향을 업종별로 보면 섬유·신발·석유화학·정밀화학·수송기계·전자·잡제품 등은 떨어졌으며 철강·비철금속·기계·요업 등은 향상됐다.
상업은행은 규격과 기종이 같은 국산품과 수입품의 가격을 비교해 국산품의 가격이 더 비싸면 가격경쟁력이 그만큼 뒤지는 식으로 계산했으며,품질과 성능이 같은데도 국산품 수출가가 수입품 가격보다 낮으면 국산품의 비가격 경쟁력이 뒤지는 것으로 봤다.
가격·비가격 경쟁력을 모두 감안한 수치(그림에서 보듯 실질가격차)가 낮아지면 국산의 경쟁력은 향상되는 것이며 반대로 그 수치가 높아지면 경쟁력이 악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재무부는 경쟁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석유화학·정밀화학·잡제품 등에 대해서는 탄력관세 등 관세정책으로 경쟁력을 보완시키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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