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란치 초호화생활..."올림픽 돈 황제"구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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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림픽을 상업주의로 오염시킨 장본인이라는 국제적 비난에 직면해있는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바르셀로나 올림픽기간 중 전례없이 초호화 판 생활을 즐긴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자신의 고향 바르셀로나를 찾은 사마란치 위원장이 투숙한 프린세사 소피아호텔1715호실은 전 세계 어느 호텔도 갖추지 않은 초호화 판 객실인 것으로 밝혀져 이곳 관계자들을 경악시키고 있다.
사마란치를 비롯, IOC위원들이 묵을 이 호텔은 스페인 최대 거부 주앙 가스파르의 소유로 호텔 측이 사마란치를 위해 4개의 스위트룸으로 돼있는 17층 전체(면적이 2백50평방m)를 특별개조, 한 개의 초대형 스위트룸으로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객실이름도「올림픽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으로 명명했고 사마란치 부부의 호사스런 침실 옆쪽으로 부부전용 헬스 장과 사우나에 홈 바가 있고 비서 진이 묵을 침실도 갖춰져 있다. 응접실도 75평방m나 돼 웬만한 스위트룸의 규모를 넘고 응접실 내부에는2O여명이 앉을 수 있는 대회장과 함께 팩시밀리·전화 등 각종 통신장비와 접대용 바에 방문객 전용 화장실을 구비하고 있다. 또 올림픽기간 중 벌어지는 각종경기와 행사를 원하는 대로 선택해 볼 수 있는 9대의 TV수상기와 초대형스크린을 설치했다.
뿐만 아니라 까다롭기로 정평이 나있는 사마란치의 식성을 맞추기 위해 호텔 측은 명 요리사를 특별채용, 언제라도 원하는 때에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사마란치 부부전용의 식당을 24시간 가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마란치가 묵고있는 올림픽 프레지덴셜 스위트룸은 하룻밤 숙박료만17만 페세타(약1백40만원)이지만 호텔 측은 올림픽유치에 절대적인 공로를 세운 사마란치를 위해 13일부터 그가 떠나는 8월11일까지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히고있다.
올림픽기간 중 사마란치가 타고 다닐 승용차도 일반적인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사마란치가 스위스 로잔에서 바르셀로나에 도착한 13일 공항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그의 전용승용차는 비싸기로 소문난 독일 아우디산의 32밸브 8기 통 최신형.
올림픽 이념을 무색케 하는 올림픽 수장의 이 같은 행태가 드러나자 그동안 절대적 지지를 보내온 스페인 국내언론들마저「호사의 극치」라며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붓고 있다.
영국 등 유럽언론들은 사마란치를「올림픽의 황제」로 비유하면서 『로마의 황제도 이 정도의 호사는 경험치 못했을 것』이라고 그의 지나친 호사를 비아냥대고 있다.
특히 바르셀로나에서 발행되는 유력 일간지 엘페리오디코 지는「광란의생활」이라는 극단적인 표현과 함께『올림픽의 모든 행사는 사마란치를 위해 개최된다』며 상업주의로 전락해버린 올림픽이념과 현대 올림픽이 낳은「황제」를 신랄히 꼬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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