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송 할수록 어려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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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KBS-1TV대담프로그램『성공시대』의 진행을 맡고 있는 송지헌씨(41)는 특히 생방송에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빡빡한 시간을 쪼개 쓰는 솜씨가 돋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위에서는 그를 보고 순발력이 뛰어난 방송인이라는 말들을 많이 한다.
『생방송에서 시간을 딱딱 맞춰가며 진행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전체의 흐름을 깨지 않아야 하거든요. 더욱이 이 프로그램 뒤에 뉴스가 있다보니 방송종료시간 1 ∼2분전에는 손에 땀이 날 정도입니다.』
송씨가 이 프로그램을 맡은 지는 두 달 남짓 됐다. 지난 봄철개편 때 선보인『성공시대』는 신세대직장인들의 사고방식을 대담을 통해 알아보는 프로인데 그의 탄력성 있는 진행에 힘입어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송씨의 프로의식을 높이 산다. 대본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연구하는 방송인이라는 것이다.
『그렇지 않습니다. 저라고 무슨 뾰족한 수가 있나요. 대본을 보고 또 봅니다. 프로야구에서 투수의 구질이 다양해야 경기의 묘미를 느낄 수 있듯이 진행도마찬가지 입니 다. 그러려면 대본을 완전히 숙지해야 전반적인 흐름을 알 수 있지요. 그런 뒤에야 어떻게 하면 다양하고 재미있는 진행이 될 수 있을 까를 궁리합니다.』
그는 78년 동아방송아나운서로 입사,80년KBS로 자리를 옮겼다. FM방송에서 활동했고 TV프로『르포, 사람과 사람』등에서 진행 자로 일하다가 지난87년 사표를 내고 훌쩍 아르헨티나 이민 길에 올랐다.
『주변에선 그동안 잘하다가 왜 그만두느냐며 고개를 갸우뚱거리더군요. 솔직치 저의 부족함을 깨닫고 방송을 떠난 겁니다. 충전하고 싶었고 그러자면 외국이 낫겠다 싶은 거지요. 수입도매상을 했는데 땀흘린 보람이 있어 벌이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다가 방송이 몹시 그리워져 지난해 귀국했습니다.』
송씨는 토론문화의 중요성을 인식, 앞으로 토론프로의 전문진행자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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