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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살 소녀 매들린 찾아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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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사라진 네 살배기 소녀를 찾아라."

열흘 전 포르투갈 남부 휴양지에서 실종된 영국 소녀 매들린 머켄(4)을 찾는 캠페인이 영국과 포르투갈 전역에 확산되고 있다.

사건은 3일 밤 발생했다. 매들린은 가족과 함께 남부 포르투갈 알가르브 지방의 프라이아 다 루스 리조트로 여행을 갔다가 부모가 저녁식사를 위해 방을 비운 사이 사라졌다. 매들린과 두 살배기 쌍둥이 동생들은 1층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방 유리창 자물쇠가 뜯어져 있었다.

12일은 매들린의 네 번째 생일이었다. 매들린의 부모는 프라이아 다 루스에서 매들린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특별미사를 드렸다. 아버지는 "우리는 잃어버린 딸이 얼마나 예쁘고 명랑하고, 사랑스러운 작은 소녀였는지 기억할 뿐이다. 매들린이 집에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소녀의 고향인 잉글랜드 중부 레스터주의 로들리 마을 주민들은 50개의 핑크색 풍선을 날려 소녀의 생일을 축하했다. 매들린의 집 울타리는 소녀의 무사 귀환을 비는 노란 리본들과 생일 카드 등으로 빼곡히 장식됐다.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린 애버딘과 셀틱의 경기에서 축구팬들은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달았다. 파티마 성모 발현 90주년인 5월 13일에는 파티마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매들린을 위해 기도했다. 포르투갈과 영국 전역에는 매들린을 찾는 포스터가 나붙었고, 인근 유럽 국가에서도 많은 사람이 매들린을 찾는 e-메일 캠페인에 합류하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작가 조앤 롤링,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크리스티아누 호날두.웨인 루니.존 테리, 버진그룹 리처드 브랜슨 회장, 고든 브라운 재무장관 등 각계 유명인사들도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영국의 일요신문 중 발행부수 1위인 '뉴스 오브 더 월드'는 매들린을 찾을 수 있는 정보를 주는 사람에게 250만 파운드(약 45억원)의 사상 최대 현상금을 주겠다고 공표했다. 이를 위해 리처드 브랜슨 회장이 150만 파운드(약 27억5000만원), 스코틀랜드의 재벌 스티븐 윈야드가 100만 파운드(약 18억3000만원)를 쾌척했고, 조앤 롤링도 액수를 공개하지 말라는 요청과 함께 거액을 내놓았다.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은 매들린을 찾는 전단을 들고 TV에 나와 "이 소녀를 본 사람은 경찰이나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호소하며 매들린 찾기 운동에 동참했다. 포르투갈 출신 축구선수인 호날두도 영어와 포르투갈어로 이 소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은 신고해줄 것을 호소했다.

BBC는 수사진이 지난 며칠 동안 9명을 신문했지만 뚜렷한 단서를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매들린이 실종된 날 밤 주유소의 폐쇄회로 TV에 찍힌 화면이 사건의 중요한 단서라고 전했다. 이 화면에는 영국 번호판을 단 차량을 운전하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찍힌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의 초점은 당초 포르투갈 실종 현장에 국한됐으나 이제 매들린이 포르투갈 밖으로 끌려나갔을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제적인 유아 납치 수사로 변하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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