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채상환 2년 연기요청/옐친대통령,G­7 정상회담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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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조건 어려우면 서방원조 거부”
【모스크바 AP=연합】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4일 러시아는 서방에 대해 저자세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만일 서방측이 원조제공에 어려운 조건을 부과할 것을 고집할 경우 원조없이 러시아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옐친대통령은 이날 크렘린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또 러시아에게 외채를 강제로 상환토록 하는 것은 러시아의 경제개혁 정책을 파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서방선진7개국(G7) 정상회담에서 7백40억달러에 달하는 구소련의 외채상환을 최소 2년간 연기시켜줄 것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G7 정상회담 참석차 오는 7일 뮌헨으로 떠날 예정인 옐친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는 구소련의 외채상환 연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채상환 연기는 최소한 2년은 돼야한다』면서 『소련의 승계자로서 물려받은 외채 몫이 있다면 이를 갚겠지만 현재로선 가능한 일이 아니며 오히려 개혁정책을 망치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대통령은 총 7백40억달러로 추산되는 외채의 원리금과 이자 모두를 상환토록 연방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의 외채부담 몫이 약 4백30억달러로 총 외채의 63%에 불과하지만 만약 권한이 부여된다면 뮌헨 정상회담에서 모든 구소연방국 대통령들을 위해 연설하겠다고 말했다.
옐친대통령은 또 국제통화기금(IMF)이 러시아에 대해 석유와 석탄·천연가스 국내가격을 자유화 하라고 요구한데 대해 강력히 반발하며서 『에너지가격 자유화는 경제전반에 인플레를 몰아와 식품과 기타 생필품의 가격이 10배나 인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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