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산공단 폐수처리시설 부실공사/설계에 있던 고가장비 설치 안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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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시공업체에 손배소 방침/자체감사
【대구=김선왕기자】 대구 비산염색공단(이사장 함정웅)의 폐수처리시설이 설계도면과 다르게 부실공사했음이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공단측이 지난해 4월 폐수 무단방류사건 이후 7부제 조업 등으로 폐수량을 대량 줄였는데도 계속 낙동강으로 폐수가 유입되고 있음에 따라 자체감사를 실시한 결과 확인됐다.
공단감사팀은 탈수기·송풍기 등 고가의 장비가 당초 설계도면보다 부족하게 설치된 것 등 폐수처리시설 부실시공을 밝혀내고 공사책임자 이원일상무(48) 등 공단간부 3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공단측에 따르면 이 상무 등은 은성엔지니어링이 87년 하루 4만t의 폐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공사를 88억원에 맡은후 당초 설계도면에 들어있는 대당 2억5천만원짜리 탈수기 6대,1억3천만원짜리 송풍기 5대를 설치하지 않은 것을 알고도 묵인했다는 것이다.
비산염색공단은 80년 3만t,87년 4만t 등 두차례에 걸쳐 7만t의 폐수처리장공사를 했으나 이같은 부실공사로 폐수처리가 제대로 안돼 지난해 4월 당시 이사장 노희찬씨(48) 등 6명이 시설 자체 결함은 밝혀지지 않은채 단순히 하루 3만t의 폐수를 낙동강에 무단 방류한 혐의로 구속됐었다.
공단측은 또 은성측이 91년 1만5천t 증설공사를 할때 폐수의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를 7백PPM에서 1백PPM으로 낮추기로 되어 있던 당초 처리기준을 계약단계에서 4백PPM의 폐수를 1백PPM으로 낮추는 것으로 변경된 점도 밝혀냈다.
이와 관련,함 이사장은 『은성측의 부실공사에 따른 손해에 대해 곧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방침』이라며 『이 상무 등과 은성측의 결탁여부를 밝히기 위해 이들을 업무상 배임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은성의 문상운사장은 『폐수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것은 89년이후 고농도 폐수배출업소가 늘었기 때문이며 부실공사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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