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법전 종정 찾아간 박근혜 "작은 것 버려라" 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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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박 전 대표는 이날 면담에서 법전 스님을 비롯한 원로 스님 10여 명에게 무릎을 꿇은 채 불교식 인사를 했으며, 법전 스님 등은 박 전 대표의 손을 잡으며 반갑게 맞이했다고 동행한 이정현 공보특보가 전했다. 이 자리에서 법전 스님은 박 전 대표에게 "열심히 하시라"며 덕담을 건넸다. 이어 "사소취대(捨小取大.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은 취하라는 뜻) 하시라"고 격려했다. 일부 원로 스님은 "짐이 무거운 줄 아셔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날 만남은 박 전 대표 측에서 법전 스님의 재추대 직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고 종정 측이 일주일 전쯤 이를 수용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의 해인사 행(行)을 두고 당내에선 "전날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경주 불국사를 방문한 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박 전 대표가 '불심(佛心) 잡기'에서 이 전 시장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 이 같은 행보를 계획했을 거란 해석도 나왔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측은 "오래전에 잡혀 있던 약속인 만큼 정치적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다"며 "박 전 대표가 종교계의 입장 등을 고려해 조용히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혀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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